정부 취지 긍정···세부안 마련해야 실효성 높아권리금 표준계약서 작성때 다운계약서 양산 우려
정부가 영세상인 보호를 위해 상가임차권·권리금을 법망 안으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임대료 상승 등 우려가 있어 세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4일 발표된 ‘장년층 고용안정 및 자영업자 대책’에 담긴 상가임차권·권리금 보호방안에 따라 모든 상가 임차인은 건물주가 바뀌어도 5년간 계약기간을 보장받고, 상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도 법으로 보호받을 길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권리금을 양성화해 선의의 임차인 권익을 보호할 수 있게 돼 긍정적인 조치라는 데 입을 모았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권리금이 양성화하면 건물주인이나 임대인이 리모델링 또는 영업을 목적으로 건물을 빼앗는 ‘갑질’이 상당수 사라질 것”이라며 “선의의 임차인 권익을 보호할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입자 권리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힌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도 “일부 악덕 건물주들의 횡포로부터 상가 임차인이 보호받을 장치가 생겼다”고 이번 정책을 진단했다.
문제는 권리금 규모가 투명하게 드러나면서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인상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등 부작용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정책이 실행되면 기타소득세로 분류됐지만 실질 과세에서 빠졌던 권리금이 현실화한다”며 “건물주들이 세금을 반영해 임대료를 높일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도 “전월세 과세 때도 실질적인 세금 과세가 적음에도 집주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자 정부가 꼬리를 내리지 않았느냐”며 “권리금 규모를 양성화한다는 측면은 꼭 필요한 조치지만, 시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담았는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실효성 논란도 거세다. 바닥권리금, 영업권리금, 시설권리금 등 다양한 성격의 권리금을 객관적 지표로 평가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산정 기준을 국토부가 고시한다는데, 권리금은 호가 위주로 반영돼 이론적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권리금 표준계약서 작성 시 다운계약서 양산, 법 테두리 밖 고가상가의 연간 9% 임대료 인상 방지의 어려움,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에 따른 창업 위축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장재현 팀장은 “상가임대보호법과 관련해 국회에서 재개정을 통해 현실화할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바닥 민심을 100% 반영할 수는 없지만, 영세업자들은 말뿐이 아닌 구체화한 대안을 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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