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수순 밟는 팬택, 새 주인 누가 될까?

법원, 매각공고 신청서 승인···해외 기업 인수 가능성 높아

법정관리(기업회생작업)에 들어간 팬택이 결국 매각 수순을 밟는다. 이에 따라 독자생존이 불가능하게 된 팬택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회계법인은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팬택에 대한 매각공고를 승인함에 따라 24일 매각 주간사인 팬택 홈페이지와 일간지 등에 정식으로 매각 공고를 냈다.

팬택에 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오는 10월 7일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매각 방식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외부자본 유치다.

지난 6월 30일 기준 팬택의 최대주주는 퀄컴(11.98%)이고 산업은행(11.81%), 삼성전자(10.03%), 농협은행(5.21%), 새마을금고(12.07%, 개별단위금고의 지분 합계) 등이 주요 주주다.

퀄컴은 지난 2009년 팬택이 지급하지 못한 로열티 75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800억원)를 출자 전환하면서 팬택 지분을 취득했고 지난해 1월에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261억원을 추가 로 투자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5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팬택의 주식 10%가량을 약 530억원에 취득해 3대 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퀄컴과 삼성전자 등은 팬택의 법정관리로 투자한 금액에 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앞서 기존 주식에 대한 감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기존 지분율은 큰 폭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퀄컴과 삼성전자의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팬택에 투자한 금액이 부담이 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팬택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 재기하면서 부품 공급이 재개되는 것이 이들에게 더 큰 이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퀄컴은 팬택에 스마트폰에서 컴퓨터의 CPU 역할을 하는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팬택에 공급해 왔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을 팬택에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의 계열사들도 팬택에 스마트폰용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팬택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팬택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팬택의 새로운 주인은 국내 기업보다는 해외 기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인도 휴대전화 시장 1위의 마이크로맥스가 앞서 팬택에 관심을 보인 바 있어 이번 입찰에 참여할 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채권단 실사에서 팬택의 계속기업가치는 3824억원, 청산가치는 1895억원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팬택의 매각 금액은 청산가치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팬택의 채권금융기관은 산업은행(11.81%), 농협(5.21%), 우리은행(4.95%), 신용보증기금(4.12%), 하나은행(3.49%), 수출입은행(2.78%), 신한은행(2.55%), 국민은행(1.75%), 대구은행(1.16%) 등이다.

강길홍 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