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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분리공시 무산·보조금 상한 30만원 결정···혼란만 남아

단통법, 분리공시 무산·보조금 상한 30만원 결정···혼란만 남아

등록 2014.09.24 22:26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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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시행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서 분리공시가 제외되고 현재 27만원인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선은 3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내달 1일 시행되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관련 6개 고시에 대한 제·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회의에서 단말기 보조금은 30만원으로 의결됐지만 소비자들은 대리점의 최대 15% 추가 보조금을 더 할 경우 최대 34만5000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방통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보조금 상한액을 6개월마다 변경 가능하도록 했다.

또 휴대전화 보조금을 공시할 때 이동통신사의 지원금과 휴대전화 제조사의 장려금을 분리해 공시하는 분리공시의 경우 규제개혁위원회의 결정대로 고시에서 제외됐다.

앞서 국무총리실 산하 규개위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단통법에서 분리공시를 제외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단통법 시행 3년 뒤 이 법을 계속 유지할지를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단통법 12조는 ‘이통사업자가 휴대전화 단말기의 판매량 및 출고가, 이통사 지원금, 단말기 제조사의 장려금 등에 대한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되 제조사별로 장려금 규모를 알 수 있도록 자료를 작성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분리공시가 법제간 충돌을 야기한다는 게 규개위의 판단이다.

그러나 분리공시는 이통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을 투명하게 해 이용자 차별을 없애겠다는 단통법의 핵심 법안으로 이와 같은 결정이 나오자 업계에서는 단통법의 실효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며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단말기 시장의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 등 법의 취지 달성을 위해 분리공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회적인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영 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단체들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과도한 가계통신비 절감 계기가 될 수 있는 보조금 분리공시 제도 도입이 삼성전자 반대와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의 무책임한 논의로 무산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방통위 내에서도 이번 분리공시 삭제와 관련해 불만 섞인 발언들이 나오며 재심의를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재홍 상임위원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반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규제위에 재심을 요구 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부족하면 입법을 통해 분리공시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이번 분리공시 제외에 대해 ‘삼성 봐주기’라며 원점 재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의원들은 ”방통위 등 관계부처와 이통 3사, 단말기 제조사인 LG전자까지도 최근 분리공시 도입에 동의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만 영업비밀 유출을 이유로 반대해왔다“며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의 통신비 절감보다 삼성전자의 영업비밀 보호에 앞장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분리공시의 제외는 소비자들에게도 혼란만을 남겼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통법 이후 단말기 구매 없이 이통사에 가입해도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분리요금제)을 해 준다는데 그게 얼마인지, 내가 제대로 좋은 금액에 산 것인지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통사가 주는 대로 그냥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조사의 보조금 규모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보조금 눈속임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방통위나 미래부는 분리공시가 제외되더라도 투명한 보조금 공개라는 제도의 기본 골격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분리공시제가 빠져 이통사 지원금액을 뽑아내기 위한 복잡한 작업이 필요하게 됐지만 분리요금제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이 분리요금제가 정착되면 저렴한 가격의 외국산 휴대전화를 직접 구입하거나 온라인에서 중고 단말기를 구매하는 사례가 크게 늘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이통사 중심의 단말기 공급 구조가 약화하면서 이통사들이 서비스 품질 경쟁에 집중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미래부는 이러한 분리요금제 등 단통법 소관 5개 고시안에 대해 곧 안전행정부에 관보 게재를 의뢰하고 법 시행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아연 기자 cs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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