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올라 세입자 부담 커져···월세시대 앞당기는 결과 초래
전·월세 계약을 3년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계약갱신청구권이 여야의 빅딜카드로 부상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규정된 계약기간(현재 2년)을 만료하면 한 번 더 갱신을 요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입법화되면 시장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지난 1992년도 임대차보호법 시행 때처럼 집주인들이 입법 전에 전세금을 일제히 올려 세입자들의 고통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난을 해결한 마땅한 방법이 없으니 이번 안을 들고 나온 것 같은데,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새로 계약할 때 집주인들이 3년 치를 계산해 전세금을 올릴 것인데 이에 대한 대한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시장 상황을 받아드려 월세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집주인의 협조 없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월세 임차인들 보호 방안이 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전 임대차보호법 시행 후 후폭풍만 봐도 알 수 있다. 전셋값이 너무 오르니 야당에서는 세입자들을 보호하겠다고 제시한 안건인데, 집주인들이 분명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세대란이 오히려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안이 시행된다면 월세시대가 더욱 빨리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이복남 서울대 건설환경연구소 교수는 “개인적으로 임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법안이다. 시장 혼란이 당연히 올 것”이라며 “저금리로 인해 전세가 돈도 안 되는 데 이를 2년도 아니고 3년을 묶어 놔야 한다면 집주인들이 당연히 월세로 돌릴 것이다. 오히려 전세를 없애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바람직한 제도가 아니다. 세입자를 위한 제도이지만 시행 초기에는 세입자들도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며 “전·월세 모두 가격이 올라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권 교수는 “부동산시장이 안정화 됐을 때 이러한 법안을 만들어 시행했어야 하는데, 왜 시장이 불안할 때 이러한 법안을 진행시키려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시행할 것이 아니라 법안을 잘 만들어 놓고 전·월세시장이 안정화 됐을 때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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