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사업다각화에 총력
국내 정유업계에 윤활유 사업이 효자로 떠올랐다. 그간 업계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윤활유 사업에 공을 들여왔으며 최근에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업체는 지난 1분기 윤활유 및 윤활기유 사업 부문에서 각각 567억원, 284억원, 7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경우 윤활기유 스프레드 약세로 실적이 다소 하락했지만 향후 전세계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활유는 윤활기유를 원료로 하며 산화방지제와 엔진청정제 등 각종 첨가제를 넣어 만들어진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2차 제품인 만큼 휘발유·경유보다 유가하락에 덜 민감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정유 4사가 최악의 손실을 가운데 윤활유 사업 부문에서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루브리컨츠를 통해 윤활유와 윤활기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2009년 SK에너지 윤활유 사업의 물적분할으로 탄생한 업체다. 정식 출범 이래 전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SK루브리컨츠는 국제 품질등급에 따른 그룹 Ⅰ·Ⅱ·Ⅲ 윤활기유 중 ‘그룹 Ⅲ’에 속하는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독자 개발한 ‘유베이스’를 앞세워 전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여러 나라에 판로를 개척했으며 해외판매 비중도 85%에 달한다.
또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 렙솔과 스페인 지역에 공장을 완공해 상업생산에 돌입했으며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에도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GS칼텍스도 윤활유 사업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69년 인천 윤활유공장을 준공한 이후 현재 하루 2만6000배럴의 윤활기유와 9000배럴의 윤활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설비 투자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도 그룹 Ⅲ 윤활기유를 생산해 전세계로 공급하고 있다. 하루 생산능력은 4만2700배럴으로 그룹 Ⅰ·Ⅱ·Ⅲ 윤활기유를 모두 생산하는 업체로는 세계 최대의 단일공장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전체 생산량 중 수출 비중은 75%에 달한다. 인도·중국·베트남 등 신흥시장 뿐 아니라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많은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글로벌 메이저 업체와의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 판매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말 에쓰오일은 호주 ASCC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에서 윤활기유 제품의 저장판매를 개시하는 등 안정적 해외 판매망도 확보했다.
업계 4위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2013년 윤활유 판매를 시작으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글로벌 오일메이저 쉘과 공동투자해 연산 65만톤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준공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였다.
현대오일뱅크와 쉘의 합작법인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은 윤활기유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쉘에 공급하며 일부는 윤활유 제품인 ‘엑스티어(XTeer)’ 생산에 투입하고 있다. 향후에는 윤활기유와 윤활유 모두를 차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함으로써 국내외 판매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급 자동차 출시와 환경규제 강화로 윤활유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난 1분기에는 윤활기유 스프레드 약세로 잠시 주춤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다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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