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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10대1’ 대기업보다 치열한 中企 서울시내 면세점 쟁탈전

‘경쟁률 10대1’ 대기업보다 치열한 中企 서울시내 면세점 쟁탈전

등록 2015.06.01 18:07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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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사업이지만 수익 높고 임차료 없다는 점이 매력

유진기업은 지난 19일 한국관광명품협회와 면세점 내 매장설치 및 제품개발과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유진기업 제공유진기업은 지난 19일 한국관광명품협회와 면세점 내 매장설치 및 제품개발과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유진기업 제공



중소·중견기업에 배정된 1장의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10개의 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신청 마감일인 1일 중소·중견기업 제한 입찰에 참여를 선언한 기업은 유진기업, 에스엠면세점 등 총 10개 업체다. 관세청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신청서류를 접수한 뒤 해당 기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내면세점은 공항 면세점처럼 높은 임차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인천국제공항의 중소중견기업에 배정된 9~12구역 중 DF11구역 입찰의 경우 임차료 조달 문제 때문에 세 차례나 유찰을 경험했을 정도로 중소중견기업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시내면세점에는 이 같은 임차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대기업만큼의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는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면세점 입찰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유진기업이다. 유진기업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전담할 별도법인 유진디에프앤씨(EUGENE DF&C)를 설립하고 연면적 1만8000평에 달하는 여의도 MBC 사옥에 약 3000평 이상의 시내면세점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콘텐츠’에 승부수를 건 것이 눈길을 끈다. 문화방송과 향후 관광사업 활성화와 문화콘텐츠 사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최근 서울시관광협회와 여의도 유진 면세점 부지에 서울관광종합상황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또 FT아일랜드, 씨앤블루, AOA 등 다수의 한류 스타들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와는 한류콘텐츠를 활용한 상품개발 및 마케팅에 관련한 MOU도 체결했다.

다만 유진기업의 경우 면세점 사업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유진기업은 정부수탁사업인 복권사업 및 물류업체, 골프장 운영 등 유통과 서비스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과 과거 하이마트를 운영했던 경험을 통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 로만손, 토니모리 등과 컨소시엄 ‘에스엠면세점’을 구성하고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확보한 하나투어도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에 나섰다. 후보지는 본사가 위치한 대표적인 관광지인 인사동으로 결정됐다. 에스엠면세점은 종로문화재단과 인사동 지역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상생과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을 부각시키고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 중원면세점, 한국패션협회, 그랜드관광호텔, 키이스트가 설립한 서울면세점, 제일평화컨소시엄 등은 동대문에서 격돌한다. 동대문은 대기업을 포함해 경쟁률만 8대1에 달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찾는 대표 관광지지만 현재 면세점이 없어 면세점 입점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대기업처럼 관광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 관광지로 잘 알려진 동대문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지주사인 파라다이스 글로벌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SK건설 명동빌딩의 3층부터 10층까지를 후보지로 정했다. 부산에서 20년 이상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강점이지만 반대로 철수한 경험은 약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소속된 기획사 키이스트와 인천·청주공항에서 시티면세점을 운영하는 시티플러스 등이 참여한 ‘DF서울’은 동대문 맥스타일 건물을 입점 후보지로 결정했다. 동대문 '제일평화' 상가의 소상공인들은 400명이상의 주주, 수 천명의 입점 상인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상가 건물 6~7층에 '동대문 제일 면세점'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이외에 한국패션협회와 중원면세점은 동대문 피트인을 후보지로 정했다. 중원면세점은 롯데면세점과 손잡고 대기업 입찰에도 참여한다. 또 아웃렛 ‘하이브랜드’는 양재 본사에 면세점 유치를 추진한다.

마감일 출사표를 던진 기업으로는 서울 명동 최초의 특1급 호텔인 세종호텔이 있다. 세종호텔은 면세점 법인인 세종면세점을 설립하고 호텔 내 1∼3층 3천300㎡ 규모로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중견·중소기업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전용매장을 설치하고 면세점 수익의 일부를 세종대 장학금·연구개발비로 지원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다만 면세점 사업은 일반 유통 사업과는 달리 상품을 모두 직매입 해야 하기 때문에 재고부담이 크고 외환위기 등 경제상황에 따라 경영 상태가 급격히 변화하는 고위험 사업이다. 실제로 업체의 투자여력 한계와 낮은 수익성 등으로 인해 지방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시내면세점이 운영권을 반납한 사례도 발생한 바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 제한 입찰에서도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경영능력이 특허 선정 결과를 판가름할 전망”이라며 “특히 관세청이 같은 지역에 사업권을 두 곳에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기업과 후보지가 겹치는 업체가 많기 때문에 후보지 역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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