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는 유례없는 침체국면을 맞아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방송환경 탓을 하거나 해 외 시장의 몰락을 핑계거리를 찾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때문에 '심야식당'이 시도하는 새로운 포맷은 그 의미가 깊다. 2일 오후 서울 강남 역삼동 라마다 서울 호텔에서 열린 SBS '심야식당' 제작발표회에서 황인뢰PD를 비롯해 김승우, 최재성 등 출연진들을 만나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일본 원작 '만화+드라마' 차별화 포인트
'심야식당'은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때문에 원작과의 비교가 당연한 일.
이에 황인뢰PD "만화 원작이 43만원 팔렸다고 하더라. 비교 당연하다. 원작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일본색을 어떻게 한국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했다"면서 "등장인물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많이 고민했다. 원작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게이마담 등 한국적인 색과 다른 부분은 과감히 뺐다"고 다른점에 대해 설명했다.
최대웅 작가는 "저도 '심야식당' 마니아다. 보고 판단해 달라. 음식도 한국의 음식은 일본과 다르다. 우리 음식은 바꾸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화 된 것 같다. 황인뢰 감독님이 많은 가르침줘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또 홍윤희작가는 "음식과 스토리는 대세다. 단순히 먹고싶은것 대중적인 것도 선별 기준에 넣었지만, 궁극적인 것은 인생의 맛이 스토리와 함께 어떻게 버무리느냐였다"면서 "인생의 쓴맛 단맛이 있는데, 음식에도 자찬가지다. 사람의 이야기와 음식이 얼마나 융화 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그리고 보편적인 추억의 맛을 끌어 들일 수 음식과 맛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음식뿐만 아니라 '심야식당' 세트도 독특하다. 일본식 인테리어의 독특한 구조에 토속적인 한국 느낌을 살렸다.
이에 황인뢰PD는 "공간을 설명하는 장면이 도입부에 조금 나온다. 옛 국세청 빌딩을 랜드마크 삼아, 종로 뒷골목으로 설정했다. 서울 시내 곳곳에 이런곳이 있구나 싶을만큼 오래된 곳아 많다"면서 "드라마속 골목이나 세트장 등은 실제 국내 뒷골목 풍경 그대로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PD는 "한옥과 일본 양식과 새로운 현대 양식 3가 지가 섞여 있는 구조다. 실제로 종로 쪽에 가 보니 그런 곳이 많이 있다. 그런 리얼리티를 살려냈다. 한옥화 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 30분 길이, 에피소드별 독특한 구조
'심야식당'은 30분으로 하나의 에피소드가 완결괴는 시리즈 형태의 포맷을 차용한다. 여기에 1일 2회 방송이라는 점 역시도 기존 한국 드라마의 포맷과 상이하다.
이에 최대웅 작가는 "저는 코미디 작가 출신이라 짧게 쓰는데 특화돼 있는 사람이다. 드라마와 짧은극 중간 단계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드라마처럼 많은 이야기 담을 수 없어 함축적으로 표현했는데 그런점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다. 짧지만 그 안에 사람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음식에 대한 사연을 잘 풀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최 작가는 "제작 초반 한 시간 분량도 써보니 막장, 삼각관계 들어가더라. 30분이 정답인것 같다. 지나치게 늘어지고 한국화 하면서 격해지는 경향 있는데 '심야식당'의 멋을 못 살린다고 결론지었다. 미리 작업한 덕분에 제작진의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함께 작업한 홍윤희 작가는 "일본 원작은 에피소드가 매우 짧다. 우리와 일본 식문화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스토리와 그에 담긴 이야기를 한국화 시키는 것이 주된 작업이었다. 30분짜리 짧은 에피소드의 특징은 자칫 루즈해 질 수 있는 소소하고 잔잔한 이야기의 흐름을 스피디 하게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일본 원작에 등장하는 성적 소수자들의 에피소드가 빠진것에 대해 묻자 최대웅작가는 "성적 소수자분들 스토리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많이 드러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적인 스토리로 만들다 보니 바꾼 것이지 소수자를 배제하거나 일반화 하기 위해 뺀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 개성만점 등장인물의 향연
'심야식당'은 매회 등장인물의 사연별로 에피소드가 진행되기 때문에 스페셜 게스트의 출연이 눈길을 끈다. 1회 심혜진, 강두에 이어 지진희, 오지호, 남지현까지 ‘심야식당’ 특별한 손님은 극의 재미를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1회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최재성은 "짧고 단촐한 드라마지만 속으로 풍기는 냄새나 맛이 소박하고 좋은 그런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면서 "편안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 너무 만족스러운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또 남태현은 "연기자로서 경험이 많이 없어서, 드라마 찍으며 걱정했었다. 혹시 실수를 하지 않을까 혹은 연기 부족해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 감독님 디렉팅 디테일하게 해 주시고, 선배님들 도와 주셨다. 긴장하는 것 같으면 긴장도 풀어 주셔서 편안하게 민우 역할에 집중 할 수 있었다. 시사회 영상 보면서 촬영장 재미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만화 원작속에 등장했으나 일본 드라마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뚱녀 캐릭터가 들어가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이에 대해 황인뢰PD는 "우리 드라마상에서 뚱녀라고 부르고 있는데, 박준면씨가 나온다. 만화 원작에는 있고 일본 드라마에는 안나오는데, 우리 드라마에는 등장한다. 만화 원작속 가장 독특한 인물이 박준면씨 역할이다"라면서 "일본 작품과 비교하지 마시고 우리만의 드라마라도 애정어린 눈으로 봐 주실 바란다"고 당부했다.
◆ 더 맛있게, 더 재밌게... 관전 포인트
서슬퍼런 막장도 가슴시린 멜로도 없지만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따뜻한 밥 한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곳.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는 '심야식당' 관전 포인트를 물었다.
남태현은 "요새 먹는 방송이 참 많은데, 저희 드라마는 음식에 담긴 사연이 따뜻한 드라마다. 그 점을 주의깊게 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최재성은 "간단 명료한 내용이지만 깊은 감동이 있다. 황인뢰 감독님의 연출도 그러하다. 내재 돼 있는 감동과 깊이를 느끼게 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 김승우는 "음식으로 표현하면 자극적인 재료 없이 몸에 좋은 재료만 가지고 좋은 음식. 그런 음식이 중독도 된다. 자극적인 소재는 없지만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 번 보면 또 보고싶은 드라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홍윤희 작가는 "일본 원작을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관전 포인트 될 것이다. 저희는 창작도 많고 각색도 많으니 비교해 봐 달라"고 말했으며 최대웅 작가는 "요즘 화가 많이 나곤 하는데, 이 드라마 보면서 화 삭히고 편안히 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인뢰PD는 "예전에 어떤 후배가, 형 드라마가 뭐 예요? 물었던 적 있다. 드라마가 뭐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니 '인물탐구'라고 대답했다"라면서 "저희 드라마가 가는 길은 사람을 다루는 것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하나 인기를 얻으면 모두 따라해 패턴화 되는 것이 많은데, 저희 드라마는 다르다. 저의 즐거움이 좋은 결과로 나 오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SBS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과 이 곳을 찾는 손님 들의 이야기를 가슴 따뜻하게 그릴 예정이다. 한 회당 30분씩 1일 2회로 구성으로 오는 7월4일 토요일 밤 첫 방송될 예정이다.
홍미경 기자 mkhong@
관련태그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mkho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