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롯데백화점이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굳게 닫힌 지갑이었지만 협력사 재고소진을 돕기 위한 이날 행사장만은 모처럼 호황을 이루며 발 디딜틈 조차 없을 만큰 몰려든 고객들로 넘쳐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대치동 소재의 컨벤션센터(SETEC)에서 진행했던 ‘블랙쇼핑위크’의 확장판인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오는 26일까지 ‘롯데 블랙 슈퍼쇼(LOTTE BLACK SUPER SHOW)’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심리를 자극해 매출 회복에 사활을 건다는 각오인 만큼 320여개의 협력사가 참여했고 총 물량은 2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다.
24일 오후 찾은 행사장에는 폭우가 내리기를 반목하는 악천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넘쳐났다. 리빙, 생활용품 행사답게 4~50대 주부와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많았고 해외명품 코너에는 여성들이 상품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특히 그동안 ‘명품 할인전’은 비인기 명품들로만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행사에는 프라다, 페라가모, 구찌 등 인기 명품 브랜드의 상품들도 다량으로 전시돼 고객들의 실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1만3000m2(4000평)규모의 넓은 전시장인 만큼 침대, 가구, 전자 제품 등 규모가 큰 상품들도 전시됐고 행사 참가 업체 수가 많아지고 상품 구색이 다양해져 알찬 쇼핑이 가능했다.
코렐, 르크루제 등 주방 식기 제품에는 행사기간 저렴하게 물품을 구매하기 위한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에이스 등 침구 코너에는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많이 몰렸다.
지난 4월 ‘블랙쇼핑위크’행사가 성공을 거두자 규모를 키운 것이 적중한 것이다.
지난 세텍 행사에도 참여했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지난 행사때보다 반응이 좋다”이라며 “행사 이틀째지만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아 추가로 주문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구석에는 쇼핑으로 지친 고객들이 쉴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었으며 속초 명물 ‘만석 닭강정’, 전주 ‘풍년제과’, 홍콩의 명물 ‘제니쿠키’ 등 먹거리 코너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행사때 인기를 끌었던 중소 주방용품 기업 ‘해피콜’ 코너는 이번 행사에도 인기를 끌었다. 고객 앞에서 직접 팝콘을 튀기고 토스트를 만드는 모습은 마치 TV홈쇼핑을 직접 눈앞에서 보는 듯 한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홈쇼핑과 다르게 눈앞에서 만든 토스트와 팝콘을 직접 고객에게 시식을 시켜줘 믿음을 줬고 조립법을 직접 설명해주며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였다.
즉석에서 만든 따뜻한 토스트와 팝콘의 맛은 일품이었으며 시식 후 판매대로 이동해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하지만 모든 매장의 판매가 잘 이뤄지지는 않았다. 한 가구매장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몰리기는 하지만 대부분 구경하는데 그치고 실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물량을 옮기는데 고생한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상황이라 회사에 어떻게 보고할지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명품, 패션잡화 등은 실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구매하는 가구 등의 구매는 많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체험하면 우리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차후 실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열심히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전날 11만명이 다녀갔으며 매출은 14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열린 세텍 행사의 두배 수준이다.
당시 세텍 세일의 6일 전체 매출과 방문객이 각각 30만명, 6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번 킨텍스 행사에서는 기간이 4일로 짧지만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같은 판매호조는 백화점에서 과감히 벗어나 넓은 장소에서 다양한 상품구색으로 고객들의 구매욕을 자극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사들의 재고 소진을 위한 행사 기획과 입점 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행사 마진을 낮게 책정한 것도 매출 증대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 이완신 전무는 “세텍에서 진행했던 블랙쇼핑위크의 성공을 바탕으로 더 규모를 키운 대관행사를 기획했다”며 “협력사의 재고 소진을 돕는 데 앞장서고 소비심리 붐업을 통해 내수 경기를 살리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jhjh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