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도 3대 리스크 거론···‘9월 위기설’ 난파 위기감 고조
대한민국 경제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 경제의 기존도가 절대적인 중국 경기 상승세가 확 꺾이고 있는 데다 경제 대국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신흥국위기 등 겹겹이 쌓인 대외 악재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위안화 가치를 잇따라 전격 평가절하하면서 세계 증시와 환율시장 등 글로벌 시장을 충격으로 몰고 갔다. 게다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달 이유력시 되면서 가계부채가 1100조원에 달하고 금리인하와 정부 재정확대 정책으로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한국경제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난파 위기에 몰리는 조짐이 번지고 있는 셈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中 경기 불확실성·신흥국 불안 등 대외변수를 경제의 3대 리스크를 지목한 것도 한국경제 위기설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 였다는 시각이 비등하다.
16일 글로벌 경제시장과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경기 둔화와 위안화 절하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까지 인상한다면 신흥국들이 부도상태에 빠지는 등 세계 경제가 대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9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10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1162 위안에서 나흘 새 6.3975 위안까지 올랐다. 위안화 가치가 4.6% 떨어진 셈이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 인민은행이 11일 위안화 가치를 1.86% 전격 평가절하하면서 본격화했다.
이에 세계 경제가 출렁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은 치솟았고 세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수출이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산업생산과 고정자산 투자 등 경제지표도 부진해 중국 경제성장률 달성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를 7%로 설정했다. 1분기와 2분기의 성장률은 각각 7%로 집계됐지만 하반기 들어 주가 폭락과 지표 부진 등으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위안화 평가절하 소식이 전해진 11일 심리적 저항선인 2000선이 무너졌다. 다음 날인 12일 0.53% 추가로 하락하며 코스피는 약 다섯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달 초부터 이달 13일 사이 달러 대비 원화 값은 6.8% 떨어져 아시아 주요국 중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큰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신흥국 위기도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통화 가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는 "1994년 위안화가 절하된 이후 중국 무역흑자는 확대됐고 한국, 태국 등의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나빠졌다"며 "1994년 위안화가 절하된 후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도 위험도 급등했다.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3일 63.10bp까지 올라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가산 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졌음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9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미 예고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달 이뤄지면 세계 경제가 충격파에 휩싸여 출렁거리면서 한국경제호도 난파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9월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전격적인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세계 경제 펀드멘털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달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카운터 펀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연준은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12월 이후 0∼0.25%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고용사정이 나아지는 등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위안화 쇼크가 서서히 수그러들면서 '9월 금리 인상설'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미국이 2008년 12월 이래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심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한국 경제 역시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대외 리스크가 더 크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유가 하락에 따라 경기 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의 금융 경기 불안 우려,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 등 크게 3가지가 우리 경제가 안은 가장 큰 리스크라고 생각한다”며 9월 위기설을 예감하는 듯한 발언을 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