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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경영권 분쟁 2R···’신동주 반격’ 신격호 진의 맞나

롯데 경영권 분쟁 2R···’신동주 반격’ 신격호 진의 맞나

등록 2015.10.08 17:56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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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신격호, ‘정상적 판단’ 가능한 건강상태 여부 중요공식석상에서 의견 피력한 적 없어

가족간 경영권 다툼으로 ‘왕자의 난’을 벌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인 조은주씨가 신 전 부회장을 대신해 발표문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가족간 경영권 다툼으로 ‘왕자의 난’을 벌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인 조은주씨가 신 전 부회장을 대신해 발표문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두 형제 사이에 벌어진 경영권 분쟁이 결국 법정 싸움으로 비화하며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앞세워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반격을 시작했다.

이미 재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송전을 통해 경영권 탈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패한 후 신 전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측의 모든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됐지만 그 동안 계속 침묵을 지켜오며 소송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앞세우는 강력한 카드는 ‘아버지의 뜻’이다. 지난 ‘1라운드’ 분쟁 때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신 총괄회장이 창업주로서 지금까지 롯데그룹을 일궈온 데다가 한일 롯데그룹 핵심 지주사들의 지분을 상당 부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과 이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신 전 부회장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이사 6명을 해임한 것이 신격호 회장의 의중이라고 주장하며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서명했다는 ‘해임 지시서’를 공개했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이자 자신의 숙부인 신선호 산사스 사장의 입을 빌려 자신이 신격호 회장의 후계자임을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의 친필 서명이 담긴 위임장과 직접 사인을 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모습을 찍은 16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위임장에는 “(신격호) 본인은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총괄회장인 바, 최근 본인의 둘째 아들인 신동빈이 본인을 일본법에 의해 설립된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과 회장직에서 해임했다”며 “이는 롯데그룹을 창업한 본인을 불법적으로 축출하려는 행위로 생각하므로 한국과 일본에서 법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본인의 큰아들인 신동주에게 위임한다”고 나와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 같은 위임장을 바탕으로 일본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 무효소송을 시작했다. 또 한국에서도 자신의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문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 온전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태냐는 점이다. 재계에서는 90세가 넘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흐린 상태라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기자들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매번 ‘아버지의 판단력’에 대해 묻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 질문에 대해 항상 “아버지의 판단력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답해왔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은 두 형제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동안 단 한 번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의사를 피력한 적이 없다. 지난 7월 말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위해 일본을 직접 다녀오면서 공항에서 잠시 모습을 보이거나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동영상이 전부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친필서명 위임장’ 동영상도 신격호 총괄회장은 아무런 말 없이 위임서에 사인을 하고 있어 ‘서명을 했다’는 사실 외에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을 만한 장면은 없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시 한 번 경영권 탈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진짜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인지는 베일에 싸여있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롯데그룹도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으신 총괄회장님을 자신들 주장의 수단으로 또 다시 내세우는 상황은 도를 넘은 지나친 행위”라는 입장자료를 내놨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와 그의 진짜 의중은 어떤지가 이번 재판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워낙 고령이라는 점에서 재판에 증인으로 참여한다거나 기자회견을 여는 등 그의 진의를 알 수 있을 공개적인 자리가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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