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서울병원장에 ‘원년 멤버’ 권오정 교수 임명송재훈 전 원장, ‘메르스 난국’ 수습 후 사의···일각서 ‘문책론’ 솔솔이재용 부회장, 인사 직접 관여 가능성···인사 태풍 가능성 배제 못해
삼성생명공익재단 산하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2일 송재훈 전 병원장의 후임으로 삼성서울병원 개원 원년 멤버 출신인 권오정 교수를 제10대 병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그룹 내에서 사장급에 해당하는 직급이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내에서 권 원장보다 높은 사람은 없다.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하던 윤순봉 총괄사장이 지난 5월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권 원장은 앞으로 삼성서울병원의 모든 진료와 경영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송재훈 전 원장은 메르스 파동으로 인한 병원 안팎의 위기상황을 일차적으로 잘 수습했다”며 “병원 경영 전반에 대한 쇄신을 꾀하려면 새로운 병원장이 개혁을 주도해야 하는 만큼 스스로 송 전 원장이 물러났다”고 송 전 원장의 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병원 바깥, 특히 재계에서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삼성그룹 특유의 ‘신상필벌’ 공식이 이번 병원장 인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번 메르스 파동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종합병원을 자임했던 삼성서울병원의 이름에 흠집이 난 것은 사실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 고위층이 메르스 파동의 일부 책임이 송 전 원장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서울병원 원장 임면권이 상급 조직인 삼성생명공익재단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아 온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 5월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단 이사장 업무를 이어받았다.
이러한 조직 구조를 감안하면 결국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 병원장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이사 직함이 없는 다른 그룹 계열사와 달리 재단의 경우 자신이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의 원칙과 배경을 볼 때 올 12월 초 진행될 사장단 인사에서도 비슷한 기조의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이재용 체제’가 풀타임 첫 해를 맞는 만큼 즉각적 변화는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은 ‘이재용 체제’ 풀타임 2년차가 된다. 그룹 안팎 체제가 안정기를 맞은 만큼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그동안의 경영 실적과 조직 환경 등을 면밀히 파악해 실적이 부진한 일부 계열사 사장이나 실무 임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칼바람이 몰아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신상필벌’ 인사 원칙이 유지되는 것은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라며 “올해 연말 임원 인사가 어떻게 단행될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적자를 내고 있는 계열사가 줄어들었지만 경영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 변수”라며 “10월 말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각 계열사별로 인사 예측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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