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연속 1.50%로···명분과 실리 고려한 듯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15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1.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예상대로 4개월 연속이다.
사실 이전까지 시장에서는 이번 달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일부에서는 금리인하 가능성도 점쳤던 상황이다.
그 배경은 미국이 올해 꾸준히 금리인상을 추진해왔고, 이전에 중국 등 신흥국들이 수출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잇따라 통화 가치 및 기준금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및 유럽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수출 전선에도 발깐불이 켜지고, 내수도 쉽사리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다.
때문에 금리인하를 통한 추가 경기부양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
하지만 한국은행과 이주열 총재는 금리를 통한 경기부양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기조는 이전까지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일부 금통위원들 사이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등 효과가 미약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잇따라 제기한 것.
이 총재도 “통화정책은 경기회복세 지원하는 기존 스탠스(방향)를 유지할 것”이라는 말로 금리인하론과 거리를 뒀다.
금통위는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최근 대내외적인 금융 및 경제 리스크 고조를 이유로 들었다.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계속 둔화됐고,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경기에 대해서도 “앞으로 국내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외 경제여건 등에 비추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은행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었다.
따라서 금통위는 오는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남겨둔 시점에서 섣불리 금리를 내리는 것은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의 증가세,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및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 경제상황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한은 금통위와 이 총재가 성장 측면보다는 금융안정 등의 명분과 실리를 추구하는 매파적 성향을 이번에 짙게 드러낸 모양새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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