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재상고, 반전 가능할까?

22일 변호인 통해 상고장 제출

파기환송심 판결이라 가능성 높지 않아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월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대법에 재상고하며 반전을 노린다.

관련 업계와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재상고 기한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1600억원대의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15일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이 회장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벌금 252억원을 최종 선고했다.

당시 CJ그룹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집행유예를 기대했다.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 9월 대법원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배임죄의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이 회장에게 징역 2년6월과 벌금 252억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배임액에서 차이가 있지만 배임 혐의의 사실관계가 달라지지 않았으며 그룹 총수라는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조세를 포탈하고 횡령했다는 판단이다.

다만 재판부는 특경법상의 배임 부분에 대한 무죄 판단으로 유죄 부분이 감축되는 점을 감안해 2심의 징역 3년을 2년6개월로 감형했다.

이에 이 회장 측은 배임 혐의와 관련한 피해를 산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가 없어 무죄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재판부가 이 회장의 건강문제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 회장이 신장이식수술 거부반응과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투스(CMT)를 앓고 있어 사실상 수감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CJ그룹과 이 회장에게는 이번 재상고가 법적으로는 유일한 기사회생 기회다. 이 회장으로서는 사면 등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수감 생활을 피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또 CJ그룹 역시 오너 부재로 인한 저성장 등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 사업계획과 임원인사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공백으로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그렇지만 이 회장의 재상고 결과가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이미 한 차례 판단을 거친 만큼 이 회장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관측이다.

또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건강문제를 양형 요소가 아니라 형 집행에 관한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점 역시 재상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오늘이 재상고 신청 마지막 날이라 관련 절차를 밟았다. 이 회장의 부재로 그룹 최대 위기 상황이 찾아온 만큼 재상고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