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제과·호텔롯데 주총서 이사직 사임신동주 입지 좁아지며 신동빈이 세대교체 추진신격호 자리에 최측근 올리며 입지 공고히 할 듯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끝을 향해 가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승기를 굳히고 있다. 특히 이번 주총시즌에서는 롯데 오너가(家)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관련 업계와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그룹의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에서 순차적으로 물러난다. 25일 롯데제과 주총을 시작으로 29일에는 한국롯데의 지주회사인 호텔롯데 등기이사에서 사임한다.
신 총괄회장은 껌 하나로 시작해 롯데그룹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일본에서 부를 축적한 후 1966년 롯데알미늄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빠르게 그룹을 키워왔다. 신 총괄회장의 이런 노력으로 롯데그룹은 현재 재계서열 5위 자산규모 87조원의 재벌그룹으로 성장했다.
고령이 된 신 총괄회장은 2011년 2월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한국롯데 얼굴로 내세웠다. 경영 2선으로 물러난 것이지만 그동안 신 총괄회장은 그룹 여러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있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25일 롯데제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총괄회장은 49년 만에 롯데제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하게 됐다. 대신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 실장(사장)과 민명기 건과영업본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또 신동빈 회장과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은 재선임됐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호텔롯데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난다. 29일 열리는 호텔롯데 정기 주총 안건에는 신 총괄회장의 등기이사직 재선임의 건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의 임기는 오는 28일까지로 신 총괄회장은 1973년부터 맡아온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된다.
또 신 총괄회장이 남아 있는 이사직에서도 하나씩 물러나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산롯데호텔 등기이사 임기는 오는 11월 만료되며 내년에는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롯데알미늄 등의 임기가 끝난다. 게다가 신 총괄회장은 이미 지난해 7월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해임된 상태다.
그중 49년 만에 한국롯데의 모태인 롯데제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은 의미가 크다. 1967년 설립된 롯데제과는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과 함께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신 총괄회장이 물러나면서 롯데그룹은 자연스럽게 신동빈 회장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단독 경영인으로서의 행보를 굳히면서 롯데그룹의 2세 시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셈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80개 계열사 중 8개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텔롯데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정보통신 ▲캐논코리아비스니스솔루션 ▲부산롯데호텔 ▲에프알엘코리아 등이다. 이는 이사회 내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룹 내 지지기반을 다기지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롯데제과 사내이사로 새로 이름을 올린 황 사장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다. 두 사람은 1990년 신동빈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부임하게 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 신 총괄회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앉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의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되는 것.
반면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패한 신동주 회장은 현재 광윤사(光潤社) 대표 자리까지 뺏길 위기에 놓였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1월 말 직접 나서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다만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가 진행되고 있어 신동주 회장이 마지막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은 가장 늦게까지 현역으로 활동한 1세대 기업인이다. 이번 주총시즌 신 총괄회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원톱체제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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