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중국의 경제보복 예단여론 한중 관계 부담될 수도
정부는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우려가 적다는 입장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9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기본적으로 한중 관계는 고도화 돼 있어 쉽게 경제보복 할 구조가 아니다”고 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는 수준이지 실제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의 잇단 설명은 기존 대내외 리스크에 대한 입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해서는 사실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입장의 주요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한 예단 자체를 우려하는 인상이 강하다. 한 공무원은 “발생 가능한 사안에 대해 미리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마치 (정부에서 중국의 경제보복이)반드시 발생할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섣부른 행동일 수 있다”고 했다.
실물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특히 지나친 경제보복 예단을 우려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아직까지 중국 내 (경제보복에 대한)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국도 국내 언론을 수시로 스크랩하고 있는데 경제보복을 예상하는 내용이 많아지고 여론이 그렇게 흘러가는 듯 하면 양국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실제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가 삼성SDI가 생산한 배터리 탑재 전기차 생산 중단 소식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알려지면서 경제보복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정부의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8~9월 중 재검토될 사안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경제보복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나 근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친 우려가 양국 관계를 더 껄끄럽게 만들 수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경제 파트너다. 지난해 말 한중FTA가 발효된 이후 양국의 무역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소비재 중심으로 변해가는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나친 확대해석이나 경제보복 예단여론이 실제 중국에서 현실화되는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새로운 재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산업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이유다.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브리핑에서 “사드배치와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특이사항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지나친 경제보복 예단은)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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