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한국거래소는 5일부터 12일까지 차기 이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를 실시했다. 공모기간 중 거래소 측이 후보군에 대해 함구하면서 최경수 이사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한 모양새다.
정 전 부위원장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으로 강석훈 현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서울대 82학번 동기다. 금융위 재임 시절부터 대통령 측근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장, 기업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현직인 최 이사장 역시 경제관료 출신으로 박근혜 대선캠프에 몸담은 전력이 있다. 때문에 2013년 선출 당시에도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며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일단 시장에서는 정 전 부위원장이 이사장 공모에 나선 이상 이미 결론이 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와 달리 공모기간이 1주일에 불과했고, 정 전 부위원장 외에 지원한 후보가 누구인지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 검증은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연임설이 제기되던 최경수 이사장이 후보 등록을 포기한 것 역시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관에 따르면 3년 임기를 마무리한 이사장은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고 용퇴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사실상 자동으로 차기 이사장 후보에 오르지만 그는 최근 스스로 당국에 연임 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지난해 초 공공기관 해제에 성공한 데 이어 지주회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인 지금의 거래소 체제를 탈피해 글로벌 트랜드에 맞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정작 그 수장을 뽑는 이사장 선임 과정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시장 역시 1년짜리 '시한부' 이사장 선출 여부에 주목하는 게 현실이다.
금융기관장 자리는 대선 공신(功臣)들을 위한 하사품이 아니다. 조직을 병들게 하는 잘못된 관행이 하루빨리 해소되길 기대한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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