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한진해운 아시아~미주 노선 매각 공고석태수 사장 “이대로 가면 파산이다”해운업계 “정부의 빠른 결단 필요해”
해운업계에서는 법원이 한진해운 알짜 노선 매각 결정을 함에 따라 회생보다는 파산으로 무게 중심이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석태수 사장이 ‘파산’을 입에 올림에 따라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17일 해운업계와 법원 등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4일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 노선 물류 시스템과 해외자회사 7곳, 컨테이너 선박 5척, 노선 담당 인력 등을 매각한다고 공고를 냈다.
이는 한진해운 자산의 가치 하락을 우려한 처사다. 매각 대상인 아시아~미주 노선은 한진해운이 매년 3~4조 원의 매출을 올리던 노선으로 한진해운의 점유율은 7%, 세계 6위 수준이다.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그나마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는 한진해운 알짜 노선을 내놓은 것이다.
법원은 오는 28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은 뒤 31일부터 11월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기업들 예비 실사 기회를 줄 예정이며 본 입찰은 내달 7일로 예정돼 있다.
미주노선에서의 한진해운의 영향력은 세계 1~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와 대등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머스크의 경우 해당 노선의 점유율이 9%에 불과했으며 MSC는 7%로 한진해운과 같았다. 때문에 해당 노선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머스크와 MSC에게 매각 대상인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 노선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현대상선의 경우 선사의 규모가 작은데다 여유 자금이 부족하고 이미 해당 노선에 정기 선사를 운영하고 있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해운업계에선 보고 있다. 결국 손 놓고 있는 사이 한진해운의 알짜 노선을 해외 기업에 뺏길 수 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한진해운의 앞으로의 운영 방식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3회 마리타임 코리아(Maritime KOREA)’ 오찬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한진해운의 컨선이 터미널에서 하역작업 후 용선 선박은 선주에 반선되고 사선은 금융권에 압류되면 신속한 별도의 대책이 없는 한 해외 네트워크는 붕괴된다”며 “결국 하역작업이 완료되면 재기의 기회 없이 청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대로 흘러가면 12월23일 법원에서 별다른 결정을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대외신뢰도 하락하고 용선선박도 반선되는 상황에서 법정관리 이전 상태로의 복귀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과다부채 및 고용선료 선박 정리와 클레임 방지대책 마련, 현재의 영업조직 및 네트워크 유지방안, 적정규모의 선대 등의 방안을 마련해 최종 회생계획안 제출 시안 이전까지 제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진해운을 회생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의 유일한 국적선사인 현대상선도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현대상선은 국내 경제 규모에 비해 미흡하다. 또한 300만TUE 기업이 40만TEU기업과 함께 한다는 것도 이상하다”라며 “현대상선이 2M 얼라이언스에 들어가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뜻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석태수 사장도 염려하는 부분이다. 석 사장은 최근 한진해운육원조합원과의 면담에서 “이대로 가면 파산이다. M&A가 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진해운을 인수하려는 업체가 없을 경우 회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해운업계는 한진해운 파산은 법정관리 신청 때부터 예견된 것인데 정부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가 책임 회피를 위해 이를 외면한 것이라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빠른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진해운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해운에 대해 무지한·무능한 정책당국자들은 해운 구조조정을 단지 금융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원칙론만 내세운 결과 한국 해운이 정부당국자들의 합리적인 무지, 암묵적인 의도 대로 속수 무책 파멸 당하고 있다”며 “한진해운의 경쟁력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인적 요소에는 현지 직원 등 인력 유출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정부가 한진해운을 살릴지 말지를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희 기자 ljh@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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