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주도 자금 출연, 끊이지 않는 대가 논란장기 수감 총수 복귀 호소는 당연한 경영 활동준조세 성격 강탈 자금, 뇌물 몰아가지 말아야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특검팀의 수사 움직임에 강한 의문을 보내고 있다. 두 재단에 출연한 자금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주도 하에 주요 대기업들이 매출액에 따른 분담비율에 맞춰서 강요로 낸 것이며 대가성을 바라고 낸 돈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 때문이다.
SK그룹이 여러 채널을 통해 최태원 회장의 사면과 빠른 경영 복귀를 호소했던 것은 위기에 빠진 SK그룹 입장에서 볼 때 당연한 경영활동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실제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던 최태원 회장은 형량의 절반 이상을 복역한 2015년 초부터 정계와 재계 등 각계에서 경제 살리기 등의 명분을 내세워 사면이나 가석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여론이 많았다.
일각의 의혹처럼 최 회장을 대신하던 SK그룹 경영진이 최 회장의 사면 소식을 사전에 알았는지도 쟁점이다. 일부 언론은 김영태 SK 부회장이 2015년 8월 오후 최 회장을 면회할 당시의 대화 녹취록을 감안할 때 사면 소식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SK그룹이 최 회장의 사면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것을 특별한 의혹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부회장의 면회 당일인 8월 10일 오전 10시부터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개최됐다.
이미 이 당시 언론 지상을 통해서는 최 회장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고 알려진 상황이었다. 따라서 최 회장과 김 위원장이 당일 오후 사면 소식을 알고 있었던 것은 특별한 의혹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면회 당시 녹취록에 언급된 ‘숙제’와 ‘짐’의 의미 역시 당시 광복절 특사가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진행된 것인 만큼 최 회장과 SK그룹이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투자와 채용 등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서 책임감을 의미한다는 것이 여러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최 회장과 김 부회장의 면회 시점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존재도 밝혀지지 않았던 시점이며 자금 출연 요청도 없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숙제’와 ‘짐’의 의미를 재단 운영 자금 출연으로 해석하는 것은 심각한 논리 비약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단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배경은 주요 기업들이 이른바 ‘뇌물’을 전경련 분담비율에 맞춰 내는 것이 설득력이 있느냐는 점 때문”이라면서 “전경련의 요청에 따라 분담비율에 맞게 강제로 낸 ‘준조세’ 성격의 자금을 대가성 있는 뇌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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