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 적은 업종에 집중‘최대 수출국’ 韓철강에는 뚜렷한 움직임 없어“美 보호무역주의가 더 큰 부담” 지적도
국내 철강업계가 사드보복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철강 생산능력이 감축 기조가 유지되는 반면 현지 수요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6500만톤에 이어 올해 생산능력 감축목표으로 5000만톤을 제시했다. 무분별한 공장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추진하는 만큼 사드 논란과 관계 없이 현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중국 철강 수요는 올해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견조한 인프라와 부동산 관련 철강 수요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중국산 철강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시장이 한국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중국 철강제품의 국가별 수출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은 13.1%로 전체 수입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산 열연의 경우 한국이 수입하는 철강제품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주요 수출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반대로 한국의 대(對)중국 철강재 수출은 전체 물량의 15%에 불과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수출(1462만톤)이 수입(461톤)보다 많은 한국 철강에 대해 보복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정부가 지난해 7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에서 수입되는 방향성 전기강판에 37.3~46.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사드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본과 EU에 비해 한국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낮고 당사자인 포스코도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사드 관련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된 미국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정부는 지난 1월과 2월 한국산 화학제품인 가소제(DOTP)와 합성고무(ESBR)에 대해 예비관세 부과를 결정한 바 있다. 이어 이달 초에는 철강제품인 인동(Phosphor Copper)에 대해 예비판정의 2배가 넘는 반덤핑 관세를 확정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나온 첫 반덤핑 관세 최종판정이다.
특히 작년 3월 예비판정에서는 3.79%의 낮은 관세가 부과됐지만 최종판정에서 8.43%로 세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에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정부의 달라진 기조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측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미국의 행보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만큼 추후 상황을 보다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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