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직원 대상 새사명 공모구조조정 이후 이미지 쇄신 차원동부 브랜드 매각된 건설이 소유향후 사용료논란 피하려는 의도도
사명 변경이 확정되면 그룹 주력사인 동부화재와 제조업을 이끄는 동부하이텍‧동부대우전자를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선언한다는 계획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지난해 연말 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명을 공모했고 현재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은 김준기 회장이 1969년 설립된 미륭건설(동부건설)을 모태로 한다. ‘동부’라는 사명은 1971년 설립된 동부고속운수를 통해 처음 사용했다.
이후 주요 계열사 사명에 동부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들어서는 공식적으로 ‘동부그룹’으로 불렸다.
동부그룹이 45년만에 동부라는 호칭을 떼어내려는 것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그룹의 이미지가 악화된 것과 관련이 깊다.
재무구조 위기를 겪었던 제조업 계열사들과 달리 문제가 없었던 동부화재를 비롯한 금융계열사들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미친 것이 사명 변경 검토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은 지난 2013년 10월 동양그룹 사태와 맞물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신용등급이 일제히 급락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동부그룹을 현대‧한진과 함께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으로 지목하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2013년 11월 동부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동부건설,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를 차례로 매각됐다.
특히 김준기 회장은 40여년간 키워온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떨어져나간 것도 두고두고 아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친 동부그룹은 수없이 제기됐던 위기설을 딛고 재도약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때 재계 10위권을 넘보던 그룹 규모는 지난해 35위까지 추락했지만 내실은 더 튼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업에서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동부화재가 건재하고 제조업은 동부하이텍과 동부대우전자 등 전자 부문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김준기 회장이 오랜시간 공들여 키운 동부하이텍은 최근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본격적인 이익을 내면서 동부그룹의 새로운 주력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부그룹은 여전히 구조조정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따라다닌다. 이 때문에 동부그룹은 사명 변경을 통한 제2의 도약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그룹에서 떨어져나간 동부건설이 ‘동부’라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사명 변경을 검토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칫 동부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동부그룹 측에 브랜드 사용료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사내에서 새로운 사명을 공모한 이후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사명변경 여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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