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설 나돌던 래미안 귀환 조짐 솔솔그룹해체, 자사주 소각 등 주택 힘실려신동아·반포주공 물론 압구정현대까지 별러이재용 부회장 부재가 변수···업계 바짝긴장
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래미안이라는 업계 1위 브랜드를 갖고 있는 삼성물산은 고위 임원 등 내부 경영진을 멤버로하는 주택 사업 수주를 결정하는 내부 위원회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 수주 위원회에서 수익성이나 리스크, 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재건축 수주 등 수주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철수설까지 나돌던 래미안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려면 사업성 등 이 삼성물산 내부 수주 위원회의 깐깐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 셈이다. 이 위원회에 최치훈 사장이 참석하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으나, 최근 내부적으로 래미안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임직원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는 사업지는 서초동 신동아아파트(1,2차) 재건축 사업이다. 이르면 오는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이 단지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메이저 건설사들이 자이, 디에이치, 아크로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치열한 수주전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재건축 사업 수주에 극히 소극적이었던 삼성물산 래미안도 최근 이 사업지에 수주 관련 팀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끼고 있는 이 단지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삼성전자 서초 사옥 등이 가까이에 있다. 총 1340가구로 새로 짓는다.
특히 최근엔 강남권 최대어 중 하나인 반포주공1단지(반포 1·2·4주구) 수주전에도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212㎡ 5748가구(임대 230가구 포함)를 새로 짓는다. 서울시의 ‘한강변 35층 불허’ 방침에 따라 안쪽은 최고 35층, 한강 쪽은 12~15층이다. 덮개공원과 지하차도 등으로 한강공원과 직접 연결된다.
입지상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이 끝나면 강남권 최고가 단지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래미안이 다시 강남 시장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래미안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강남 최강자 자리를 꿰차고 있는 GS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현대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경쟁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 래미안 부활엔 아직 변수가 남아있다. 삼성그룹 해체와 자사주 매각 등으로 계열사 독자경영이 힘을 받으면서 래미안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결정해야할 이재용 부회장이 아직 부재중이어서다. 이 부회장이 주택사업부문을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업계에 이미 널리 알려졌다. 사내에서는 ‘(삼성전자에 비해)돈도 안 되는 부문인데 시위까지 하며 이미지를 깎으니 부회장님이 싫어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러한 모습 탓에 주택부분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 부재가 아니더라도 수주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동시에 나온다. 수주 경쟁력 자체가 문제란 의미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조합장과 조합원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등 물밑작업도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조합원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거나 선물 등 공세를 펼치기도 하지만 삼성물산은 준법(컴플라이언스) 내부 규정이 엄격해 귤이나 박카스 정도의 영업으로 경쟁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1위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삼성물산이 재건축 수주전에 다시 나설 경우 업계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다. 신동아나 반포주공1단지를 비롯해 압구정 현대아파트까지 노린다는 말이 나온다. 모든 건설과 주택 업계가 긴장해야할 상대가 바로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의 의지 여부에 따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싹쓸이 하듯 담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