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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신동아부터 압구정현대까지···삼성-현대차 자존심 대결

서초신동아부터 압구정현대까지···삼성-현대차 자존심 대결

등록 2017.05.15 09:12

수정 2017.05.15 20:05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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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2위 글로벌 삼성-현대차 강남부촌서 승부삼성물산 래미안, 현대건설 디에이치 최전선 첨병래미안 서초 신동아 등 서초 사옥인근 수성해야 디에이치 압구정 현대 사수 사활···외나무격돌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삼성물산 래미안과 현대건설 디에이치 브랜드가 대한민국 최고급 주거단지의 대명사인 강남과 한강변 재건축 시장을 놓고 진검승부에 나설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이자 재계 서열 1위(삼성),2위(현대차그룹)로 한국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 그룹사들이 자사 대표 건설사들을 앞세워 국내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 주택 시장에서 최고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서초사옥 등 강남 일대를 수성해야하는 삼성이 자존심을 걸고 지켜야하는 서초무지개 아파트는 물론 현대건설이 현대 타이틀을 걸고 사활을 다해 사수해야하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도 이들간 명예를 건 피튀기는 수주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일 발표한 '2017년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31개 기업집단'을 보면, 삼성그룹이 계열회사수 62개, 자산총액 363조2180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현대차그룹도 계열사 53개, 자산 218조6970억원으로 국내 대기업집단으로 삼성과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다. 덩치는 물론 순익으로도 삼성은 15조5750억원, 현대차는 11조3760억원 등으로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이고 있다.

재계 라이벌이 관계가 최근 강남 등 국내 최고급 주택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 각자의 건설시장 첨병인 삼성물산(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을 내세워서다. 삼성은 기존 강남권 최강 브랜드인 래미안을, 현대건설은 강남과 한강변을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론칭한 디에이치로 무장하고 강남 에이치벨트를 완성하겠다며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단지가 서초동 신동아아파트(1,2차) 재건축 사업이다. 이르면 오는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이 단지는 삼성물산이 반드시 수성해야하는 사업지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로 이미 삼성 서초 사옥 인근에 있는 재건축 5형제 중 3곳의 시공권을 따냈다. 지난해 서초 무지개아파트 수주전에서 GS건설에 석패하긴 했으나, 그룹 본거지 일대인 강남역 등 서초 사옥 주변 재건축 사업지 중 사실상 마지막인 서초 신동아는 래미안 타운 형성이라는 삼성의 자존심 관점에서도 반드시 수성해야하는 것이다. 게다가 철수설이 나돌던 래미안 주택 사업의 사실상 복귀전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을 앞세운 현대건설도 밀릴 수 없는 처지다. 강남권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15년 기존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야심차게 론칭했으나, 지금껏 사업지가 단 2곳에 불과하다. 최근 과천주공1단지에서도 대우건설(푸르지오 써밋)에게도 석패한 바 있어 자존심도 크게 상했다. 올해야 말로 강남에 속속 깃발을 꼽아 디에이치를 본궤도에 올려야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디에이치가 더이상 밀려서는 강남 에이치벨트는 고사하고 브랜드를 본궤도에 올리기전에 기억속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또다른 강남 최대규모 재건축인 반포주공1단지(반포 1·2·4주구)에서도 이들간 수주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212㎡ 5748가구(임대 230가구 포함)를 새로 짓는다. 서울시의 ‘한강변 35층 불허’ 방침에 따라 안쪽은 최고 35층, 한강 쪽은 12~15층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그룹해체를 비롯해 자사주 매각 등 계열사 독자경영이 결정되면서 래미안 사업은 물론 이 단지 수주전 참전을 내부적으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주전 화룡정점은 따로 있다. 강남권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압구정 아파트 지구는 동호대교 남단 한강변 115만㎡ 일대의 주거밀집 지역이다. 1976년 현대1차 준공을 시작으로 현재 24개 단지가 들어서 있는 대표 민영 주택지구다. 낮게는 5층, 최고 15층 높이의 아파트 단지에 1만여 가구가 모여 산다. 건설업계에선 강남권 등 국내 최고 브랜드 전쟁의 승패는 이 단지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구 한국도시개발)과 함께 1987년 14차까지 총 6148가구의 대규모 현대타운을 조성한 현대건설은‘압구정 현대’라는 타이틀을 사수해야 한다. 힐스테이트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론칭한 이유가 장기적으로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따내기 위한 의도였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2000년대 이후 강남권 시장 패권을 삼성물산(래미안)과 GS건설(자이)에 내준 자존심도 회복해야한다. 최근 주택사업 수주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강남 최강자 래미안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국내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이라는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최근 소극적이었던 주택사업을 재건하려면 한강변 최고 부촌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양보할 수 없는 사업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디에이치가 강남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으나, 삼성물산 래미안이 복귀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경제를 책임지는 두 축인 삼성과 현대차가 재계뿐 아니라 강남 등 주택시장에서도 최고 자리를 놓고 겨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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