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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잡는다더니 ‘핀셋’으로 강북 집었다

[뉴스분석]강남 잡는다더니 ‘핀셋’으로 강북 집었다

등록 2017.06.20 17:06

수정 2017.06.21 13:58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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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4구 등 이상 과열 정밀타격하겠다던 정부초과이익환수나 보유세 등 강남에 한방 없어분양권 전매금지 서울 전역 확대···강남북 동일강남 보호 대책인가···내집마련 실수요자 피해볼듯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제공=뉴스웨이 DB)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제공=뉴스웨이 DB)

"강남과 강북의 규제 수위가 같아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다. 역차별이다. 강남 잡는다더니 강북을 잡았다" (서울 아현뉴타운 L공인 대표)

정부 6.19부동산 대책이 벌써부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번 대책이 강남이나 부산 세종 등 일부지역의 이상과열에 따른 금융규제 강화와 고강도 규제책이라고 하나, 정작 과열 진원지인 강남4구가 아닌 강북 등 서울 여타 지역에 융단폭격을 가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실제 이번 규제책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규제 강도와 전매제한기한 등 청약관련 규제가 강남과 강북의 수위가 동일해졌다. 강남 잡으랬더니 강북하고 부산을 핀셋으로 집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20일 건설부동산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6.19대책이 발표되면서 강북 등 서울 비강남지역 부동산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에 따르먼 서울 전역에서 새 아파트에 청약 당첨된 사람은 소유권이전등기(입주)시까지 분양권을 팔 수 없다. 지금까지는 서울에서 강남4구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자치구에서는 분양 계약후 1년6개월이 지나면 분양권 거래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입주시까지 거래가 불가하게 됐다. 이번 대책으로 강남과 강남 외 지역이 사실상 동일한 규제환경에 놓이기 된 셈이다.

게다가 청약조정대상지역을 상대로 강화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역시 강남 지역 투자자들은 별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강남 자산가들은 자금력이 커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경우가 드문 반면 강북 등 강남외에 여타지역에 사는 이들이 실수요자들이나 금융약자들이 더 많아서라는 이유에서다. 재건축 조합원 공급 물량을 원칙적으로 1주택으로 제한하는 조치도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한 개 재건축 단지에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투자자가 많지 않고,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를 공급받는 경우 예외적으로 2주택도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 강남4구를 보호한 거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마저 나온다. 실제 강남을 핀셋으로 공략하려했다면 재건축 조합지위 거래이나 보유세 등 강남을 겨냥한 조치가 나왔어야 하는데 대부분 쏙 빠졌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다. 시장과 업계에선 강남 등 핀셋 규제라고 강조한 만큼 6.19발표 당시 규제책안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방안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일몰 연장 계획이 없다"라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내놓는 선에서 그쳤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라면 강남권에 강력한 한방으로 정밀타격이 확실한데도 활용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을 육박하는 등 상한제 적용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 마저도 꺼내들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투기과열지구 카드를 꺼내 조합원 지위 거래 금지 등 강남에 강력한 시그널을 날리지 않다보니 강북이 역차별 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강하게 일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강남과 강북의 규제 수준이 거의 동일해졌다. 강남권 자산가들인 여윳돈이 많아서 규제를 해도 크게 게의치 않는다. 반면 강북 등 여타 서울지역 중산층이나 서민들에겐 내집마련 등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핀셋으로 강북을 집었다는 얘기는 듣지 않아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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