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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강조한 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매각 첫 시험대

‘원칙’ 강조한 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매각 첫 시험대

등록 2017.09.12 10:2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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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따른 구조조정” 취임 일성에 ‘매각 무산’ 금호타이어 향방 촉각박삼구 회장 측 12일 자구안 제출 기준 미달시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

이동걸 산업은행장 취임식.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장 취임식.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엄정한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을 천명하고 나서면서 금호타이어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산업은행의 당면 과제인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보다 실효성 있는 해법을 마련하는 과정이 새 회장의 역량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2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동걸 신임 회장은 전날 취임식에서 “국가경제와 대상기업에 최선이 되는 판단 기준과 엄정한 원칙을 갖고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서 원칙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막판에 결렬되면서 후속 처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채권단은 지난 5일 주주협의회에서 더블스타의 매각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한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엔 이날까지 금호타이어 자구계획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채권단은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해임절차에 나설 수 있다고 엄포한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결합한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새롭게 산업은행을 이끌게 된 이 신임 회장이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 측의 줄다리기를 어떤 방식으로 중재해 나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 불발로 산업은행을 향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어 그에게도 해당 이슈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 신임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다시 밀어붙일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앞서 국부유출을 우려한 정치권이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반대해온 마당에 그가 이에 반하는 입장을 내세워 취임 초기부터 정부와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원칙주의자’와 ‘재벌개혁’으로 대표되는 이 회장의 성향으로 미뤄봤을 때 금호타이어 문제를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그는 노무현 정권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 경제분과위원을 맡으면서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이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면서도 줄곧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반영하듯 이 회장은 취임 첫날에도 “일자리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1년 뒤 죽을 기업을 끌고 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기업이 10년, 20년 살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면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금호타이어 역시 이 기준에 미달한다면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은 박삼구 회장 측과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경영권 박탈과 법정관리 등을 꾸준히 경고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임 회장 때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게 외부의 시각이다. 이 신임 회장이 ‘금융권 실세’로 통하는 만큼 정부가 그에게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전폭적인 권한을 위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 가운데 박삼구 회장 측이 제시할 자구안이 그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경영권 박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욱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로의 매각 무산이 최종 확정되면 생존을 위해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동걸 신임 회장의 성향에서 미뤄봤을 때 박삼구 회장 측을 향한 앞선 산업은행의 경고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날 제출되는 자구안 내용이 금호타이어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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