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취임이후 첫 건설업계 대면건설업계 피하던 金 먼저 손내밀어8.2대책 등 이미 정부 규제틀 확고비집을 틈 없어···형식적 요식행위우려
2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건설업계를 만날 계획이 없다"라며 건설업계를 사실상 멀리해 온 김현미 장관이 결국 이달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업계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기로 했다. 지난 6월 취임한 김 장관이 이후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을 비롯해 김한기 한국주택협회장, 심광일 대한주택협회장, 신홍균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등 5개 건설단체 대표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사에선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조기행SK건설 부회장,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 등이 함께자리한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건설업계 수장들을 만나 새 정부의 건설, 부동산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건설업계의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선 기대감과 우려감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첫 상견례라 겉으로는 김 장관의 열린자세를 기대하고 있으나, 그가 취임 이후 건설업계를 만날 계획이 없다며 업계와의 선을 그어오는 등 행보가 껄끄럽고 거칠었다는 점에서 그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 7월 건설업계 가장 큰 행사인 건설의 날 자리에서 건설업계 대표자들이 대부분 모인 가운데서도 김현미 장관은 인사말은 커녕 행사가 끝나자 마자 이들을 뒤로하고 도망치듯 자리를 뜬 바 있다. 때문에 장관 후보자시절부터 4대강 재조사를 비롯해 주택시장 옥죄기 예고 등을 예고한 김 장관이 당시부터 업계와 거리 두기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바 있다. 이들간 소원한 관계는 최근에도 이어져 대한건설협회 등 건설업계가 광화문 프레스센터에 모여 SOC예산 감축에 반대하는 긴급 간담회를 열고 "거리 집회도 불사하겠다"라고 발언을 내놓는 등 간극이 벌어질대로 벌어진 상태였다. 이렇다보니 이번 첫 만남도 정부의 형식적인 요식행위가 되지 않을까 우려감이 높아진다. 특히 건설업계가 금융규제 완화 등 실수요자 중심의 규제완화 대책을 건의한다고 해도 반영될 여지가 크지 않아서다. 서울 전역과 세종시
등 일부 과열시장을 투기과열지구로 묶는 등 8.2대책은 물론 9.5추가대책으로 부동산 규제 대책의 큰 뼈대를 대부분 짜 놓은 데다가, 내년 SOC예산도 17조원대로 이미 크게 줄여 놓은 등 건설업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사실상 별로 없어서다. 이날 건설업계가 김현미 장관을 만나 요구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해도 정부의 규제틀의 이미 워낙 견고해서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다음달 전월세 상한제 등 주거안정대책과 가계부채 대책 마저 예고하고 있어 건설업계의 사업 리스크는 앞으로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되레 이날 자리를 기회로 김 장관이 일자리 창출 등 정부 국정기조나 정책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상징적인 자리로 활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열악한 강북 재개발 마저 묶어버린 점이나 극도로 강화된 금융규제로 실수요자들마저 잡사기 어려워지는 등 구제책이 필요한데도 정부가 귀를 닫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김 장관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데는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SOC예산이 확 줄고 주택경기마저 망가뜨려 놓고선 건설업계는 어떻게 살아가라는 건지 이해가가지 않는다. 정부 정책은 고강도로 이미 다 발표해 놓고 어떤 얘길 들으려하는지 의심스럽다. 건설업계를 만나야하니까 만나는 형식적인 만남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마저도 정부홍보에 열을 올릴 수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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