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하나UBS운용 인수 제동···참여연대 고발 관련

금융위 "지배구조 논란, CEO 연임과 전혀 무관해"

참여연대 등 김정태 회장 은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

하나금융투자가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에 제동이 걸린 것은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고발된 것과 관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하나UBS자산운용의 대주주 변경승인에 대한 심사 중 심사 대상과 관련해 은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나 심사 중단을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금융위는 “지배구조법상 심사대상과 관련한 소송이나 검찰청, 금감원 등의 조사·검사 등의 절차가 진행될 경우 심사를 중단하도록 돼 있다”며 “심사중단의 결정은 하나금융그룹의 지배구조 등 전혀 무관한 사항이고 중단 사유가 해소되면 즉시 심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투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심사 중단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임과 지배구조 논란이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봤다. 금융지주 회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통해 선임되는데 김 회장이 회추위 위원이라는 점 등 최근의 논란 때문에 심사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하나금융투자의 대주주CEO 연임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최 위원장은 “지배구조법 시행령에는 대주주 변경 승인 실시할 때 검찰 수사를 할 때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하나UBS자산운용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심사하던 중 신청인의 최대주주와 관련해 검찰 수사 중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의 최대주주는 하나금융지주(100%)다. 하나금융지주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나 김정태 회장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 당한 것이 심사 중단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 시민단체는 지난 6월 최순실 씨의 자금유출을 도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승진 과정에서의 은행법 위반 혐의 등의 혐의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금융감독 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거쳐 대금납입 절차가 완료되면 하나UBS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었으나 금융위 심사가 보류되면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대주주가 될 하나금융투자와 이진국 대표이사의 경우 문제가 없는데도 김정태 회장의 검찰 고발로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심사가 멈춘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대주주가 될 법인, 이 법인의 대표이사, 이 법인의 대주주 등 세 가지를 고려하는데 김정태 회장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어 심사가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