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가지연에 대출제한까지···IB플랜 올스톱“금융 당국 수장 바뀌고 관련 인가 늦어져”
20일 금융행정혁신위원회에서는 초대형IB에 발행어음을 허용하고 기업 신용공여(대출 등)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정책”이라며 “초대형IB에 자본시장 기능 확충 대신 은행 고유업무인 수신과 일반대출 업무 확대를 유인한 것이 정책의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혁신위는 초대형IB에 상업은행 기능을 줬음에도 건전성 규제는 은행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초대형 IB의 진입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지적함에 따라, 과거 정부부처 추진해온 신금융 정책이 크게 후퇴하고, 당국의 규제는 더 강화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정부의 적격성 심사로 차질을 빚고 있는 초대형 IB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5개 대형 증권사들이 초대형 IB 사업권을 확보했지만, 핵심업무인 발행어음 분야에서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가 인가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초대형IB가 발행어음 인가를 받게 되면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자금을 조달하고 조달액의 절반을 기업대출 등 기업금융에 쓰도록 했다. 또 기존 신용공여 한도 100%를 200%로 늘리고 기업신용공여에 한해 별도의 100%를 사용토록 하는 방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수장이 바뀌니 발행어음 인가도 미루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당시 나온 초대형IB 육성 방안의 취지는 충분한 자본력을 토대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모험자본을 적극 공급할 투자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정부는 이를 위해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당근책으로 발행어음 사업 허용을 제시했다.
하지만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단기금융업 인가는 금융위원회 사령탑이 바뀌면서 차일피일 미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에만 발행어음 등 단기금융업 인가를 허용했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인가 심사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내 2호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것으로 유력시됐던 미래에셋대우도 내부 거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하면서 물건너 갔다. NH투자증권은 국정감사에서 자본적정성 문제와 케이뱅크 이슈 때문에 단기금융업 인가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금융업 인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초대형IB에 대해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판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행권의 반발도 인가가 늦어지는 데 일조했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발행 어음 업무 인가에 대해선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은 초대형 IB 발행 어음 업무는 기업 신용공여 범위가 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초대형 IB가 은행 역할과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업무 권역 간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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