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9℃

  • 인천 9℃

  • 백령 9℃

  • 춘천 8℃

  • 강릉 7℃

  • 청주 9℃

  • 수원 11℃

  • 안동 9℃

  • 울릉도 7℃

  • 독도 8℃

  • 대전 10℃

  • 전주 8℃

  • 광주 11℃

  • 목포 10℃

  • 여수 11℃

  • 대구 10℃

  • 울산 12℃

  • 창원 11℃

  • 부산 13℃

  • 제주 15℃

화사했던 ‘국민소통’, 암울했던 ‘여야 협치’

[文정부 첫해]화사했던 ‘국민소통’, 암울했던 ‘여야 협치’

등록 2017.12.29 09:13

우승준

  기자

공유

전 정권 의식했나? ‘직접민주주의’ 정석 보여준 文정부文대통령의 파격적인 소통행보, 여론의 눈물 자아내다야권과의 협치 불화, 흔들렸던 국정운영··· 여러 오점 남겨

문재인 대통령이 5·18 유가족인 김소형씨를 포옹하며 위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문재인 대통령이 5·18 유가족인 김소형씨를 포옹하며 위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정부가 지난 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그달 10일 출범을 알렸다. 그리고 약 230일이 지났다. 해가 바뀐다. 문재인정부는 역대 정권보다 조금 일찍 출범했다는 특징이 있다. 전 정권이 비선실세 국정농단이라는 ‘최악의 논란’을 낳았고, 이 논란은 그해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에 따라 ‘대통령직 파면’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대 대선은 이전 대선과 달리 일찍 진행됐다. 더욱이 전 정권의 국정농단 때문일까. 전 정권을 수식하는 단어로는 ‘불통’이 꼽힌다. 전 정권 4년간 집회·시위 관련 사법처리를 받은 인원이 크게 증가한 점 역시 전 정권이 ‘불통 정권’이었음을 방증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8일 발표한 대법원·법무부·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집회·시위 관련 형사처분 건수는 274건에서 2016년 439건으로 60.2% 증가했다. 집회·시위에 따른 교통방해 관련 형사처분 건수도 같은 기간 1565건에서 2412건으로 54.1% 증가했다. 이는 달리 말해, 전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소통’의 적임자로 문재인정부를 선택했다는 얘기기도 하다.

문재인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국민들과의 소통’ 부분에서 전문가들의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역대 정권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의 일정’을 국민 앞에 공개했고, 취임 100일 이후부터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게시판’을 신설했다. 국민청원 게시판은 문재인정부의 직접민주주의 결과물로도 통한다. 이 게시판에서 청와대와 국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며 직접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더욱이 국민청원 게시판은 시끌벅적하다. 하루 500건이 넘는 게시판 내 청원들이 그렇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활성화된 이유는 단연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들의 답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11일 수석보좌관회의 때 “청와대나 각 부처가 (청원 관련) 성의 있게 답변하고 부처가 직권으로 처리할 사항에 대해서는 처리 후 알려줄 것”이라고 지시했다. 때문에 청와대는 국민청원 중 ‘20만명 이상 추천 청원’에 대해서는 ‘답변한다’는 내부 지침을 정했다. 이 지침은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소통 능력이 높게 평가 받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 한해 선보인 파격적인 소통행보도 정치권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18광주민주화운동 행사 때 ‘5·18둥이’ 김소형씨와 포옹하며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당시 행사 때 김소형씨는 ‘슬픈 생일’이라는 추모사를 울먹이며 낭독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추모사를 경청한 후 김소형씨를 따라가 위로의 포옹을 건넸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돌발행동에 대통령경호처는 식은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김소형씨의 아버지는 1980년 5월18일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가던 중 희생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소형씨 아버지 묘소를 참배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소통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8월8일 정부를 대표해 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표했다. 전 정권과 달리, 책임감 있는 새정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에게 대통령이 공식 사과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산소통을 메고 살아가야 할 가습기살균제피해자 13살 임성준군에게 자신의 사인은 물론, 야구선수 피규어(장난감)를 선물하기도 했다.

원활했던 국민소통과 달리, 야권과의 협치는 원활하지 못했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평가다.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진행 과정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7월22일 국회를 통과한 문재인정부의 추경예산은 45일(국회 예산안 제출 시점)만에 진행됐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의 추경심사로 기록됐다. 또 2018년도 새해 예산안은 국회 선진화법이 도입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법정시한을 넘겼다. 야권과의 협치가 원활하게 이뤄졌다면 이 같은 오점을 남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역대 정권에 비해 ‘초대 내각 구성’이 늦게 이뤄진 점 역시 야권과의 협치 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새정부 출범 195일만에 초대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이때 야권의 반대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무리수도 존재했다. ‘마지막 퍼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그렇다. 때문에 올해 국민에게 보여준 야권과의 협치를 내년에도 보여준다면 국정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