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협력 대상인 현대상선은 건너뛴 채 제3자에 ‘현대상선과 협력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공식 요청을 받지 않은 상황이라며 펄쩍 뛰고 있지만 SM상선의 우회적인 구애는 끊이지 않고 있다.
SM상선이 이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출범 1년을 맞은 SM상선의 생존이 걸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해 출범한 SM상선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미주 노선 운영이 필수적이다. 연근해의 경우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출혈경쟁도 심각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 때문에 기를 쓰고 현대상선에 구애의 손짓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SM상선의 선복량은 현대상선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현대상선은 35만TEU인 반면 SM상선은 5만TEU 수준이다. 보유 선박 중 1만TEU 이상의 대형선은 단 한 척도 없다.
결국 미주 노선을 확대해야 하는데 배는 없고, 협상력도 없으니 우회적으로 현대상선을 압박해 협력을 해달라 떼쓰는 셈이다. 자력으론 생존이 어려운걸 인정하는 셈이다.
이런 SM상선의 행태가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지 의문스럽다.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선 현대상선의 협상력마저 약화시키는 모양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한국 해운업의 가장 큰 과제는 경쟁력 확보다. 이를 위해선 국적선사간의 충돌은 피해고 협력을 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협력이 옳다곤 볼 수 없다.
SM상선이 진정으로 현대상선과의 협력을 원하고 국위선양을 목표로 한다면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현대상선에 제시해야 한다. 또한 어느 한쪽의 희생 없이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실행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국 해운업이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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