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외이사 자녀 위해 합격자수 늘리고 특정 대학 출신자엔 면접점수 상향조정자녀 면접 참석한 인사담당 임원도 포착필기시험서 임직원 자녀엔 15% 가산점
#B은행은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이 서류전형에서 840명 중 813등, 실무면접에서 300명 중 273등 최하위권에 머물자 임직원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부여해 결국 그를 120명 중 4등으로 합격시켰다.
#C은행은 공개채용 필기시험에서 임직원 자녀에게 15%의 가산점을 준다는 조항을 내규에 명시해놨으며 채용추천 대상자에 대해서도 임의로 서류전형 통과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결과 KB국민·신한·KEB하나·농협·수협 등 주요 11개 은행에서 특혜채용과 면접점수 조작을 비롯한 불공정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26일 금감원은 채용비리 근절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2회에 걸쳐 11개 국내은행의 현장검사에 착수한 결과 총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 은행은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이 불합격 대상자였음에도 인사부서 사정 과정에서 임원면접 점수를 올려 합격처리했으며 수도권 등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은 불합격시켰다.
또 다른 은행에서는 인사담당 임원이 자녀의 임원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해당 지원자를 고득점으로 합격시킨 사실이 파악됐다. 비공식적 사전 면담을 통해 입수한 가족관계 정보 등을 면접위원에게 전달하고 채용인원을 임의로 늘려 전 정치인 자녀가 합격한 정황도 있었다.
이와 함께 모 은행에서는 계열사 사장과 현직 지점장, 최고경영진 관련 사무직 직원 자녀의 인성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간이 면접으로 정성평가 최고 점수를 줘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주요 은행의 채용절차 운영도 다소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소개서에 개인신상 정보 기재를 허용하거나 실무자 면접 전 개별 면담을 실시해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최종면접 위원과 은행장에게 보고하는 은행도 3곳이나 됐다.
4개 은행에서는 채용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아 채용절차의 투명성·공정성이 저해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합격자 선발기준과 우대조건 등을 세부적으로 정하지 않고 정성평가 가점, 전공학과·자격증 우대기준을 임의로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전형단계에서 추가 선발시 기준이 불명확하고 합격자를 선정하면서 전형 공고에 없던 지역거점대학, 글로벌 우대 등 임의 기준을 만드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포착된 채용비리 정황을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한편 절차상 미흡 사례에 대해서는 은행에 제도 개선을 지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별 모범사례, 검사 결과 미흡사항 등을 토대로 은행연합회와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해 각 은행의 제도 개선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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