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선 작가, 폐광지역 적막한 풍경에 투쟁의 슬픔 덧칠오는 18일까지 강원 정선 아리랑센터에서 개인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비로소 학업을 위해 사북을 벗어났다. 병든 그곳을 벗어났지만 그가 동경하던 서울도 만만한 곳은 아니었다. 미술을 전공할 만큼 넉넉지 못했던 형편 때문에 그는 고시원을 전전하며 고학을 해야 했다. 동기들이 2년에 마치는 대학원 과정도 생업과 병행해 5년이 걸려서야 마칠 수 있었다.
빨리 떠나고 싶었던 병든 도시. 하지만 어렵게 학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그는 그곳에 의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고시원을 전전하던 힘든 생활의 틈새를 고향 사북의 추억으로 메웠다. 고된 학업, 타지 생활의 안식처였다.
그가 유년시절과 학창시절 보고 느꼈던 음산함, 그 안에서 터져 나오는 폐광지역 주민들의 처절한 투쟁은 그대로 그의 작품에 투영됐다. 중앙대 대학원 시절 그가 그려낸 사회 저항적인 푸른색 인물은 미술세계 대상전, 한국현대미술대전 등을 통해 화단에 알려졌다.
2009년. 학업을 마친 최승선 작가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탄광촌의 쇄락과 이주의 기억, 변화를 초현실주의적인 화풍으로 그려냈다. 1980~90년대 폐광지역의 모습은 같은 기간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를 통해 재해석됐다. 문학적이며 연극적인 화면을 구축하는 독창적인 화법을 선보였다.
화단의 주목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한전아트센터, 라이프갤러리, 갤러리 도올, 아트포럼뉴게이트, 강릉미술관 등 9번의 개인전과 KCAF(예술의 전당), 화랑미술제(코엑스), Global_GAF(프랑스 파리)등 12회의 국내외 아트페어, 12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인천지방법원, 춘천미술관, 강릉문화재단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오는 18일까지 아리랑센터 로비에서, 최승선 작가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 전시에는 최승선 작가가 그려낸 유년시절 탄광촌의 쇄락과 변화, 지역의 해체와 분열 그리고 기억, 향수 등 현재의 감정을 통해 재해석된 작품 3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뉴스웨이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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