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7차 임단협마저 결렬GM이 제시한 ‘데드라인’ 이미 넘겨막판 합의 이끌어낸 금호타이어와 대조“노사합의 없인 지원없어” 정부기조 부담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지난 달 30일 열린 7차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에서 결론을 도출해 내는데 실패했다.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한국을 수 차례 방문하며 “3월까지 임단협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결국 3월 마지막 협상에서도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것이다.
한국GM 노사는 협상 과정에서 기본급 동결과 올해 이후 성과급 삭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가 요구한 ▲출자전환시 1인당 3000만원 상당의 주식 배분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향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에 대해 사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진통을 겪는 중이다.
현재 한국GM 둘러싼 주변 환경은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지난 달 말 GM 본사로부터 빌린 차입금 722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 데 이어 이 달에도 1조원에 가까운 차입금과 지난해 작년 성과급(약 700억원), 희망퇴직자 위로금(약 5000억원) 등 2조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차입금에 대해선 GM 본사가 한국GM 실사 종료 이후까지 회수를 보류하기로 했지만 당장의 운영비조차 부족할 만큼 한국GM의 유동성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GM은 임단협 합의 없이는 한국GM 회생을 위한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오는 20일까지 자구안을 내지 못할 경우 부도를 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결정할 정부 역시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 없이는 부실기업에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해외매각을 놓고 대립하던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도 “노사 합의가 무산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끝까지 유지한 바 있다. 그 결과 해외매각을 결사 반대하던 금호타이어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중국 더블스타로의 인수를 받아들이며 정상화에 첫 발을 내딛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꽉막힌 현 상황을 풀기 위해선 노조의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GM 사태가 불거진 이후 GM과 산업은행은 추가 자금지원 협상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재무 실사→자구계획안 제출→증자 증 신규 자금지원’이라는 큰 그림 속에 한국GM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GM과 산은 모두 노사 합의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임단협 협상이 오히려 한국GM 사태의 최대변수로 떠오른 모양새다. 최근 노조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남아 있는 협상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것 역시 노조 측의 고민이다.
해외 인수기업을 놓고 갈등을 빚던 금호타이어와 달리 한국GM은 GM이 한국시장 철수를 공식화할 경우 노조는 법정관리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더욱이 법정관리 이후 법원에 의해 청산이 결정되면 노조가 요구하는 군산공장 재개는 커녕 나머지 사업장인 부평과 창원공장마저 문을 닫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던 금호타이어가 극적인 타결을 이루면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진 상황”이라며 “임단협 합의 실패로 한국GM이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경우 자칫 ‘노조가 협상을 망쳤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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