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GM이 노조를 압박하면서도 한국 정부에는 한국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고도의 수싸움으로 양측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하며 실제론 강온 양면전략을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GM은 현재 재무·인사·법무 관련 조직을 통해 법정관리 신청 실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데드라인인 20일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위한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인 것이다.
이는 앞서 배리 엥글 GM 해외부문 사장이 언급한 데드라인을 재확인한 것이다.
엥글 사장은 지난달 말 방문 당시 노조와의 면담에서 "정부가 4월20일까지 자구안을 내놓을 것을 요청했으며 이달 말까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잠정 합의라도 도출하지 못할 경우 기한 내 자구안 마련이 어렵다"면서 "자구안을 내지 못하면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자금 상황을 고려할 경우 부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 방한한 엥글 사장은 다음주까지 한국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3일에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데드라인 이후 상황에 대한 준비를 위해 체류 기간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한국GM은 한국정부에 한국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정부와 노조측 사이에서 고도의 수싸움을 펼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이다. 양측을 동시에 압박하며 갈라놓는 일종의 강온 양면전략이라는 의미다. 실제 한국GM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에서 계속 사업하고 싶다"며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 27억달러 출자전환, 2개 종류 신차 배정, 28억달러의 신차 생산시설·연구개발(R&D) 신규 투자 등 회생 방안을 비교적 발 빠르게 내놓았다.
이에 GM이 우리나라 정부와 국회, 산업은행, 한국GM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차를 다각도로 압박하는 이종의 이간질 전략을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하고 있다.
2월 초 시작된 2018년도 임단협 노사 교섭이 두 달이 넘도록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산업은행의 한국GM 경영 실사도 당초 한국GM이 기대한 3월 말을 훌쩍 넘겨 5월에나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조차 한국GM 부평·창원 공장 '외국인투자 지역' 지정 신청에 대해 "신성장 기술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
만약 한국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청산(파산)이나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GM 내부에서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추가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생산시설은 궁극적으로 폐쇄하고 연구·디자인 센터와 판매 조직 정도만 남길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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