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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신흥 빅3’는 ‘3N’ 닮은꼴?

게임업계 ‘신흥 빅3’는 ‘3N’ 닮은꼴?

등록 2018.04.23 15:35

수정 2018.04.23 16:06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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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vs 블루홀, 초우량 자회사 보유···‘그룹’으로 성장중넷마블 vs 카카오게임즈, 최고 수준 ‘퍼블리싱’ 역량 갖춰엔씨소프트 vs 펄어비스, ‘리니지’·‘검은사막’ 자체 IP 강점

(왼쪽부터)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CI. 이미지=각 사 제공(왼쪽부터)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CI. 이미지=각 사 제공

카카오게임즈, 블루홀, 펄어비스 등 게임업계 신흥강자들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업계 3대 업체들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모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개발 자회사가 포진한 블루홀은 넥슨, 뛰어난 퍼블리싱 역량을 바탕으로 사세를 확장하는 카카오게임즈는 넷마블, 자체 IP(지식재산권)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펄어비스는 엔씨소프트와 흡사하다는 분석이다. ‘신흥 빅3’가 각기 ‘3N’과 유사한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는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3N이 호령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3사의 매출액을 합치면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3N의 뒤를 이어 카카오게임즈, 블루홀, 펄어비스 등 신흥 빅3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이는 가운데 각각 3N의 강점을 닮아 있어 눈길이 간다.

(왼쪽 위부터)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블루홀 CI. 이미지=각 사 제공(왼쪽 위부터)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블루홀 CI. 이미지=각 사 제공

블루홀은 넥슨과 닮았다. 넥슨은 지주사인 엔엑스씨(NXC)를 정점으로 수십개의 국내외 계열사들이 모여 ‘넥슨그룹’을 이루고 있다. 블루홀 역시 펍지(구 블루홀지노게임즈)와 블루홀피닉스, 블루홀스콜, 엔매스 엔터테인먼트(블루홀 북미지사) 등 총 4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블루홀연합’이라 부른다.

규모면에서 블루홀연합은 넥슨그룹과 견줄 바가 못 되지만, 그 성격은 비슷하다. 넥슨이 국내 최대 게임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우량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M&A(인수·합병)한 것이 주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8년 넥슨이 인수한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이다. 네오플은 지난해 1조1495억원, 영업이익 1조637억, 당기순이익 7194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네오플은 넥슨그룹은 물론 업계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회사가 됐다.

블루홀연합에서는 ‘펍지’가 네오플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펍지는 지난해 3월 신개념 FPS(1인칭 총싸움 게임)로 불리는 ‘배틀그라운드’를 내놓으면서 단숨에 세계적인 게임사로 거듭났다.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3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소비자가격으로 단순 계산해도 1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덕분에 모기업인 블루홀의 몸값도 천정부지 뛰었다. 비상장사인 블루홀은 장외주식시장에서 주당 6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 이상으로, 3N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출시 직전까지 블루홀은 회사의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재정이 어려웠다”면서 “블루홀의 성공 사례가 수많은 중소·중견 게임사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싱’이라는 단어에서 넷마블과 닮은 점을 찾을 수 있다. 넷마블은 업계에서 독보적인 퍼블리싱 역량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높은 퍼블리싱 역량은 넷마블의 시작이 ‘게임포털’이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이는 넷마블이 국내 최고 수준의 게임사로 성장하는 초석이 됐다. 넷마블은 지난해 처음으로 넥슨을 제치고 업계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퍼블리셔’다. 모기업 카카오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강력한 퍼블리싱 경쟁력을 갖췄다. 게임명 뒤에 ‘for Kakao’가 붙는 게임은 모두 직·간접적으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뿐 아니라 온라인게임에서도 알짜 게임의 퍼블리싱을 맡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와 ‘검은사막’이 대표적이다.

넷마블과 마찬가지로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셔에 그치지 않고, 우량 개발사 육성과 M&A에도 적극적이다.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게임 개발을 위해 최근 ‘프렌즈게임즈’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외에도 M&A를 통해 엔글, 피플러그 등 다수의 개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 유명 개발사 ‘액션스퀘어’에 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올해는 M&A를 통한 사세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펄어비스는 PC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의 인기를 모바일로 옮기는 데에 성공했다.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 2월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앱 마켓에서 꾸준히 매출순위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써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라는 막강한 자체 IP를 갖게 된 셈이다. 펄어비스는 중·장기적으로 ‘검은사막’ IP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차기작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검은사막’을 적극 활용하는 펄어비스의 전략은 ‘리니지’를 앞세운 엔씨소프트와 흡사하다. 지난 1997년 출시된 PC온라인 MMORPG ‘리니지’는 2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상당한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을 출시했다. ‘리니지M’은 출시 초반에 일일 매출액이 6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까지도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투자는 물론, 실험적인 장르에 도전할 수 있는 배경은 ‘리니지’라는 최고의 자산이 있기 때문”이라며 “펄어비스 역시 ‘검은사막’을 바탕으로 게임 라인업 다양화 등, 안정적으로 기업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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