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 직후 기자실을 방문해 “‘국가 위험 관리자’라는 소임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필요하면 공부도 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윤 원장은 앞서 취임사를 통해 금감원의 역할을 국가 위험 관리자로 규정하고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독립성 강화를 강조했다.
개혁·진보 성향의 금융·경제학자인 윤 원장은 평소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와 금융위원회 권한 축소를 주장해왔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와 방향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윤 원장은 독립성 강화 방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금감원이 감독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 보다는 ‘주어진 틀 안에서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빠른 시일 안에 금감원이 안정을 찾도록 하겠다”며 “그래야만 국가의 금융, 나아가서 경제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취임식에서 금감원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외부의 다양한 요구와 내부의 정체성 혼란을 꼽았다.
그는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국가 위험 관리자라는 금융감독 본연의 역할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금감원 또한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채 금융시장에 혼선을 초래한 점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시스템 건전성과 관련해 자금의 쏠림 현상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이 가계부채 문제가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잘못된 영업관행과 불공정한 거래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결과 저축은행 사태나 동양그룹 사태와 같은 금융소비자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국가 위험 관리자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제와 관련해서도 본연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감독당국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금감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라며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 관리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서 그리고 소신을 갖고 시의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 윤 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암호화폐에 대한 소신과 관련한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다.
한편 윤 원장은 역대 세 번째 민간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금감원장으로 취임했다.
윤 원장은 1948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산타클라라대와 노스웨스턴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교수,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등을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로 재직해왔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았다.
윤 원장에 앞서 취임한 최흥식 전 원장, 김기식 전 원장은 각각 취임 6개월, 2주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사상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인 최 전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한 친구 아들을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물러났다. 이어 취임한 김 전 원장은 제19대 국회의원 시절인 2014~2016년 더래미연구소 셀프후원 위법 논란과 피감기관 주관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에 휩싸여 낙마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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