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이사 선임으로 그룹경영 중책구본무 회장 위독···경영승계 급박구본준 부회장 징검다리 승계 불가임시주총 통과되면 경영체제 손질
17일 ㈜LG는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새롭게 선임하기로 했다. 구 상무는 LG그룹 컨트롤타워인 ㈜LG 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본격적인 경영승계에 착수할 전망이다.
올해 초 LG전자로 이동해 ID사업부장을 맡으면서 사업가로서의 자질을 본격적으로 테스트받기 시작한 구 상무가 급작스럽게 다시 ㈜LG로 이동하는 것은 구 회장의 건강상태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 2016년 말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에게 그룹 경영의 전반을 맡기고 두문분출 하면서 건강이상설이 끊이지 않았다.
LG그룹은 구 회장의 와병설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하지만 이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공식적으로 와병설을 인정했다.
LG그룹은 구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함에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사회에서 있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구 회장의 건강이상설은 부인해왔던 LG그룹이 구 회장의 와병설을 인정한 것은 건강상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의 와병설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건강상태를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G그룹이 구 상무를 서둘러 사내이사로 선임하려는 것도 구 회장의 건강 상태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뒤를 잇게 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다. LG그룹도 구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기도 하다”고 못 박았다.
LG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구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은 사실상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었다.
특히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아들이 없는 상황에서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었던 구 상무를 양자로 입적했다. 구 상무의 대권승계가 오너일가 내부적으로 이미 확정돼 있었던 셈이다.
다만 1978년생인 구 상무의 나이를 고려할 때 그룹 총수에 오르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구 부회장이 일단 그룹 총수에 올라 경영을 책임지고, 구 상무는 경영수업을 받다가 일정나이가 되면 대권을 물려받는 ‘징검다리 승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구 회장은 50세에 아버지인 구자경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따라서 향후 10여년 동안 구 부회장이 총수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반면 장자승계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LG그룹에서 징검다리 승계론을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LG그룹은 구 상무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선임이 확정되면 구 상무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영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이 ‘구광모 체제’로 재편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의 가풍으로 봤을 때 구 부회장이 구 상무를 대신해 총수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주주총회 이후 LG그룹 경영체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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