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새 경제수석에 기재부 출신 윤종원······김동연 ‘혁신성장’ 힘 실린다

윤 수석, 혁신 강조···소득주도성장 속도 조절

장하성 주도 경제팀 부총리 중심으로 이동 전망

靑 “문책성 인사 아냐, 정책 속도 활력 차원”

(왼쪽부터)장하성 정책실장·김동연 부총리·윤종원 경제수석

윤종원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윤종원 수석은 행정고시 27회로 임용된 기획재정부 정통 관료 출신이다. 소득주도성장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 진보 경제학자 출신인 홍장표 전 수석과는 결이 다르다.

청와대 홍장표 전 수석 대신 기재부 관료 출신인 윤종원을 배치하면서 장하성 주도의 경제팀이 부총리 중심으로 무게 추가 이동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득주도성장은 상징적으로 유지하되 현실적으로는 김동연의 혁신성장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경제수석에 윤종원 현 주 OECD 대사를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인사 배경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지난 1년여 동안은 방향을 잡고 밑그림을 그리는데 조금 더 주안점을 뒀다면 이번 개편을 통해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소통하면서 속도감있게 성과를 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해석해 달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사실상 경질 인사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2기 출범에 맞춰 정책에 더 속도를 내고 활력을 불어넣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자리 문제 등 경제정책 전반을 두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집권 2기에 접어들면서 문책성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장하성 정책실장 교체설은 이번 수석들 인사를 통해 없던 일이 됐다.

이와 함께 최근 불거졌던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동연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간 ‘경제컨트롤 타워’ 논란도 어느 정도 불식시키게 됐다. 청와대 경제수장인 장 실장과 최저인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언급했던 김 부총리가 갈등관계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오히려 청와대 신임 경제수석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출신인 윤 대사를 앉히면서 파워게임 양상이 수그러질 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수석의 기용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라는 게 관가의 시각이다. 김동연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부총리는 현재 혁신성장본부를 새로 만드는 등 혁신성장에 ‘올인’하고 있다.

윤 수석은 최근 혁신 쪽을 강조하고 있다. 윤 수석은 언론 인터뷰에서 “과도한 정규직 보호를 완화하고 지나치게 유연한 비정규직 보호를 강화하는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개혁, 혁신성장을 강조해 온 김 부총리와 비슷한 맥락이다.

물론 장하성 정책실장이 유임된 걸 두고 소득주도성장 동력은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정부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 방향은 유지하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출신이 경제수석으로 오면서 청와대와 기재부간 경제정책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두 사람은 2009년 이명박정부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다. 당시 김 부총리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윤 수석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을 맡았다. 윤종원 경제수석은 기재부 근무 시절 업무 성향을 볼 때 김 부총리와 비슷했다는 평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재부 정책국장을 역임했던 분이기 때문에 기재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경제수석과 부총리간의 관계를 보더라도 청와대와 좀 더 유연하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