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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3개월 휴전’ 합의···추가관세 유예·협상 재개

미·중, 무역전쟁 ‘3개월 휴전’ 합의···추가관세 유예·협상 재개

등록 2018.12.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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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3개월 휴전’ 합의···추가관세 유예·협상 재개미·중, 무역전쟁 ‘3개월 휴전’ 합의···추가관세 유예·협상 재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간) 무역 담판을 통해 추가 관세 부과를 멈추고 협상을 재개하는 일시적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업무만찬을 통해 회동해 미국은 내년 1월부터 2천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

이는 미·중이 무역전쟁 확전과 휴전의 갈림길에서 일시적인 휴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전쟁 장기화로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대변인은 만찬 이후 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장벽, 사이버 침입·절도, 서비스, 농업에 관한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기로 합의했다"며 "양측은 향후 90일 이내에 협상을 완료하고자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이 기간 종료 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10%의 관세는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중국은 아직 합의되진 않았으나 매우 상당한 양의 농업, 에너지, 산업 및 기타 제품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하기로 합의할 것"이라며 "중국은 우리(미국) 농산품을 즉각 구매하기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추가 관세 부과 중단과 협상 재개, 미국산 수입 확대 등 합의 내용을 확인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이날 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두 지도자는 새로운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상호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 측은 국내 시장과 인민의 수요에 따라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으로부터 시장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사들여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점차 완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양국의 실무진이 무역전쟁 중에 부과된 기존의 보복 관세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가속할 것이라면서 상호 공영을 위한 구체적 합의 세칙을 조속히 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율 인상 유예의 조건으로 다른 성과도 챙겼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펜타닐'(fentanyl)을 규제 약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펜타닐의 주요 공급원이라고 지목하고 중국 당국의 협력을 요구해왔다.

중국 당국의 제동으로 사실상 무산됐던 미국 칩메이커 퀄컴의 NXP 인수 작업에도 회생의 길이 열렸다. 백악관은 시 주석이 이전에 승인되지 않은 퀄컴의 NXP 인수안이 다시 신청되면 이를 승인하는 데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의 '담판'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 47분부터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는 30분 정도 늘어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과 멋진 관계를 맺고 있다"며 "우리는 결국 어느 시점에 중국과 미국에 훌륭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우정을 거론하며 "회담을 갖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우리 사이의 협력만이 평화와 번영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년여 만에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양국이 각각 2천500억달러, 1천100억달러의 상대국 생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에 돌입해 전 세계를 뒤흔든 이후 처음인 만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국은 협상이 사실상 중단되는 교착상태에 빠졌다가 지난달 두 정상의 전화통화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그러나 지적재산권과 기술 문제와 같은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두 정상의 담판 직전까지 합의 여부는 불투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회담으로 미·중 양국은 확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무역전쟁 종료까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타협은 무역전쟁에 '돌파구'라기보다는 '파국을 모면한 것'에 가깝다고 풀이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이 막후에서 거친 협상을 벌일 동안 대외적으로 열기를 식힐 시간을 주는 '타임아웃'(time out)이라는 애비게일 그레이스 신(新)미국안보센터(CNAS)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의 결과로 무역 협상 중단 반년 만에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회담 이전부터 양국 관리들은 이번 회동에서 합의가 도출되면 '시진핑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달 중순 협상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찾을 것이라고 언론에 전했다.

다만 양국이 협상에 3개월이라는 빡빡한 데드라인을 정해둔 가운데 백악관이 협상 항목으로 제시한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침해, 비관세장벽, 사이버 안보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중국으로선 타협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협상에 험로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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