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전문점 등 신성장동력 마련 발빠른 행보 지속동생 정유경 사장과사업·지분 정리 마무리 단계 전망
정 부회장은 지난해 유통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신사업을 펼친 인물이다. 정 부회장이 맡은 이마트, 편의점, 푸드, 호텔 사업 등이 내수 둔화, 중국사업 불확실성 등 수많은 변수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그룹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주력사업인 이마트와 숙원사업인 이마트24의 부진은 지난해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마트는 2016년 5686억원, 2017년 5669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계속해서 줄고 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도 7.8% 감소한 4014억원에 그쳤다. 편의점업계 3위에 머물고 있는 이마트24도 2017년까지 손실이 확대됐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은 지난해 할인점에 대한 폐점을 단행하는 한편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과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 확장에 주력했다. 이마트가 운영 중인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2014년 9개에서 올해 말 기준 15개로 증가했다. 자체 PB 브랜드 노브랜드도 가맹사업에 돌입했고 최근 조직 개편에서는 노브랜드 사업부가 신설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단순 할인마트보다는 자사 전문점 브랜드와 연계한 대형 쇼핑몰 형태의 매장 등 이마트의 ‘대형화’와 ‘복합화’도 추진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노브랜드 전문점과 이마트24, 신세계L&B의 와인전문점 등을 모은 미니 이마트타운을 대치동에서 선보였고,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쑈핑을 합친 매장을 논현동에 오픈했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마트는 올해 트레이더스 월계점과 이마트타운 부산명지점, 스타필드시티 부천옥길점 등을 오픈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새로 선보인 삐에로쑈핑 등 전문 오프라인 매장과 첫 독자 호텔 브랜드 레스케이프 등의 확장도 올해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들 신규 브랜드들은 아직 실적 면에서 ‘물음표’이기 때문에 올해 추가 투자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삐에로쑈핑은 ‘만물 잡화점’ 콘셉트가 젊은층의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론칭 6개월여만인 지난해 12월에만 3개의 점포를 오픈, 총 6호점까지 확장했다. 일각에서 일본의 ‘돈키호테’ 카피캣 논란과 수익성 우려 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스케이프의 경우 정 부회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레스케이프는 그 동안 웨스틴, 포포인츠 등 글로벌 체인 호텔만 운영해온 신세계조선호텔이 처음으로 선보인 자체 브랜드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레스케이프는 3분기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정 부회장의 신임을 받았던 김범수 총지배인도 6개월만에 보직 해임됐다. 신세계는 호텔 독자 브랜드 호텔을 5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인데, 서울 강남 옛 르네상스호텔 개발부지 상업시설과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을 임대 운영하며 호텔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사업은 신세계의 온라인사업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Affinity)와 비알브이(BRV) 등 2곳로부터 1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 하면서 온라인사업 확장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올 1분기 온라인 통합법인을 출범하고 최우정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현재의 5배 규모인 10조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간의 사업영역 및 지분 정리 작업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은 지난 2016년 각자 보유중이던 신세계·이마트 지분을 교환해 분리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와 편의점, 푸드, 호텔 사업을, 정 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 사업을 전담하는 식이다. 지난해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조선호텔 지분을 이마트가 사들였고, 연말 광주신세계가 마트사업을 이마트에 넘기기로 하는 등 그룹 내 사업·지분 정리가 한창이다.
광주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곳으로 조만간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이 손에 쥘 자금은 향후 이명희 회장 지분 상속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올해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의 분리경영이 사실상 마무리될 경우 향후 경영승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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