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매출 500억 이상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통보통신사·대형 마트·항공사 등 반발···협상 진통 예상시장 지배력 높은 대형 가맹점 ‘가맹해지’ 카드 꺼낼수도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비씨, 롯데, 우리, 하나 등 8개의 카드사는 연 매출 500억 원이 넘는 통신사, 마트 등 대형 가맹점 2만3000여 곳에 카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대형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1.95%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현재 카드 수수료에서 최대 0.3%포인트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00억억원 초과 가맹점에 쏟는 마케팅비용이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에 반영되는 비율의 상한이 0.55%에서 0.8%로 0.25%포인트 인상되면서 카드 수수료 인상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마케팅비는 적격비용 구성항목 중 하나다.
수수료 개편안 발표 당시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 개별화를 통해 대형 가맹점으로부터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 수입 보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카드 수수료 개편으로 전국 카드 가맹점 96%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되면서 수수료 수익은 연간 1조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란게 업계의 예측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마케팅이 대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집중돼 있어 중소가맹점보다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면서 “정부의 시책에 맞춘 적격비용이 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가 500억원 초과 구간에서 얻는 수수료 수익이 최대 50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어서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형 가맹점이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반발하고 있어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 받은 통신사, 유통업체, 항공사 등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가맹점별로 협상을 통해 최종 수수료율 인상폭이 결정된다. 현재 대형 가맹점별로 적용받고 있는 수수료율이 다르기 때문에 인상폭도 달라질 전망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율을 두고 개별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는 대형 가맹점과 협상 자체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 가맹점이 카드사를 상대로 가맹 해지 카드를 꺼내든다면 카드사들은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이마트가 비씨카드의 수수료 인상 통보에 반발해 가맹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7개월여 만에 점포별 1.6~1.85% 범위에서 수수료율을 조정했던 사례가 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 지배력이 높은 대형 가맹점들이 협상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면서 “가맹 해지 등 최악의 상황에서는 카드 사용을 하지 못하게 되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 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드 수수료 개편 당시 대형 가맹점 수수료 인상에 반발이 예상된다는 업계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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