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중앙회장, 신용 평가 체계 불만“왜 상호금융 대출만 등급 떨어뜨리나”리스크 반영 결과···상호금융 0.8등급↓당국 “개선안 시행···단계적 확대 적용”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의 말이다. 그는 전날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국내 상호금융이 안착하려면 당국에서 각종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그 중 소비자가 민감해하는 ‘신용등급’ 산정 방식을 놓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풀어보면 이렇다. 신용평가기관이 개인 신용등급을 산출할 때 상호금융권 대출 내역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소비자가 이용을 기피하고 그로 인해 신협의 성장도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보통 금융사는 대출을 취급할 때 신청자의 거래 이력과 외부 기관의 신용평가등급을 취합해 ‘결합신용등급’을 매기고 금리를 책정한다. 꾸준히 해당 금융사를 이용해온 소비자라도 외부 기관이 낮은 등급을 준다면 대출 한도가 줄거나 더 많은 이자를 내야하는 구조다. 이에 소비자도 부정적인 영향이 덜 한 시중은행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만큼 상호금융권에서는 나름의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호금융 대출에 대해서만 점수를 깎는다는 김윤식 회장의 말이 완벽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금리와 상품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대출은 소비자의 신용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일시적으로 등급이 떨어지기는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근거가 없진 않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개인신용평가체계 개선 방안을 내놓으며 공개한 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면 금리나 대출 유형에 관계없이 신용평가사가 산출하는 신용점수 등급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대목이다.
실제 2017년 나이스평가정보 기준으로 대출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폭은 ▲저축은행 1.6등급 ▲은행 0.25등급 등으로 조사됐다. 상호금융의 신용등급 하락폭은 두 업권의 중간 수준인 ‘0.8등급’이었다.
이는 제2금융권 대출 이용 실태에 대한 그간의 통계에 기인한다.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대출 문턱과 높은 금리, 연체율 등 복합적인 요인이 각 신용평가사 평가 모델에 반영돼 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즉, 김 회장의 지적처럼 단순히 상호금융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평범한 소비자가 불이익을 얻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문제는 차츰 해소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신용평가사의 평가 체계 개선 방안을 내놨다. 금리와 유형 등 대출 특성을 반영해 신용위험을 세분화함으로써 제2금융권 이용에 따른 평가 상 차등을 완화하는 게 골자다. 이 경우 제2금융권 이용자 62만명 이상의 신용점수가 오를 것으로 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권 이용자 28만명은 신용등급이 0.4등급(점수 25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당국은 상호금융과 여전·보험업권 등에 대해서도 추가 통계분석으로 대출금리 수준을 확정한 뒤 오는 6월 중 같은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호금융에 대한 신용평가 체계 합리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개선 방안이 안착할 2020년엔 모든 금융권의 소비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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