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인수 거래 종결···‘웅진코웨이’ 재탄생자금조달력 논란에도 예정보다 많은 2조 조달웅진렌탈·코웨이 합병···렌탈사업 본격 재가동북센·웅진플레이도시 등 계열사 매각은 과제로
22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이날 웅진씽크빅은 코웨이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1635만8712주)를 1조683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코웨이는 지난 2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웅진코웨이’로 변경했다.
웅진코웨이는 ‘방판업계 신화’로 윤 회장이 직접 일군 회사로 지금의 웅진그룹 기초를 닦은 곳이기도 하다. 1989년 설립한 생활가전기업으로 1997년 IMF 외환 위기가 닥치면서 사람들이 고가의 정수기를 구입하지 않으려고 하자, 윤 회장은 일정 기간 동안 돈을 내고 ‘빌려 쓰는’ 정수기를 1999년 선보이면서 국내 최초의 렌탈사업을 시작했다. 웅진코웨이가 크게 성공하면서 웅진은 ‘대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 2000년대에는 30대 그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웅진은 극동건설, 새한(웅진케미칼), 서울저축은행 등 새로이 손 댄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2012년 법정관리 들어갔다. 이 때문에 가장 알짜 회사였던 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원에 MBK에 매각했다. 윤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코웨이 인수 기자간담회에서 “정말 아끼는 회사고 자식 같은 회사라 정말 팔기 싫었다”고 회상하며 “매각 후에도 끊임없이 코웨이 인수를 희망했고 어떻게 하면 인수할 수 있나 고민했던 것이 오늘에서야 결실이 이뤄져 감회가 새롭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재인수 과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웅진의 자금조달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쏟아졌다. 이런 우려에도 웅진은 기존에 조달하기로 했던 1조7000억원보다 더 많은 2조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 윤 회장의 차남 윤새봄 웅진 사업운영총괄 전무와 안지용 웅진 기획조정실장 전무가 자금조달의 밑그림을 그렸다. 2조원 중 웅진이 외부에서 끌어모은 자금은 무려 1조6000억원에 달하는데, 웅진코웨이의 연간 성장률이 7~8%를 유지할 경우 인수금융의 자금상환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7.6%, 10.0%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조달 목표치를 넘어선 자금 3000억원으로 웅진코웨이에 대한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이 돈으로 추가로 사들이 수 있는 웅진코웨이의 지분은 약 4~5% 수준으로 웅진씽크빅의 지분율은 27%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코웨이 인수에 함께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 스틱인베스트먼트와의 협업도 계속된다. 스틱의 채진호 본부장이 지난 21일 웅진코웨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일선에 참여한다. 스틱은 안지용 전무를 웅진코웨이의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관리자)로 지명했다.
웅진그룹이 성장세가 높은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서 그룹 재건을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의 두 아들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은 ‘잘하는 것’에 보다 집중해 렌탈사업의 재가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코웨이 인수 간담회에서 윤 회장이 직접 “전공이 아닌 것에 가서 헤매다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 특히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든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웅진그룹은 향후 웅진코웨이의 렌탈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또 웅진씽크빅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해 그룹 내 통합멤버십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웅진그룹은 조만간 웅진의 렌탈사업부인 웅진렌탈과 웅진코웨이를 합병할 예정이다.
현재 터키 정수기 렌탈 사업(웅진에버스카이), 화장품·건강기능식품 판매(웅진투투럽) 등 그룹 신사업 개척을 주도하고 있는 윤 회장의 장남 윤형덕 웅진투투럽·웅진에버스카이 대표이사 전무는 웅진그룹의 렌탈사업 시너지를 내는 데 참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그 동안 웅진그룹의 기업회생절차 조기졸업,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 등을 도맡아온 차남 윤새봄 전무는 웅진코웨이 임시주총 비상근이사 후보를 고사했다. 그는 안지용 전무가 웅진코웨이로 이동하면서 생길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웅진플레이도시 매각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며, 웅진에너지 매각도 윤새봄 전무에게 주어진 과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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