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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 코웨이 품은 웅진 윤석금···방판 신화 다시 쓴다

‘아픈 손가락’ 코웨이 품은 웅진 윤석금···방판 신화 다시 쓴다

등록 2018.10.29 15:27

수정 2018.10.29 16:02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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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웅진씽크빅, 1989년 코웨이 설립IMF 외환위기 당시 렌탈사업 통해 승승장구2013년 기업회생 당시 코웨이 매각 후 재인수그룹 방판사업간 시너지 도모···신성장 동력으로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방판업계 신화’로 불리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웨이를 다시 품으면서 재도약에 나선다. 코웨이는 윤 회장이 직접 일군 회사로 지금의 웅진그룹 기초를 닦은 곳이기도 하다. 무리한 그룹 확장으로 코웨이를 떠나보낸 윤 회장은 이를 재인수하면서 그룹 내 방판사업간 시너지를 도모해 그룹을 재건한다는 구상이다.

웅진그룹은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코웨이 지분 22.17%를 인수한다고 29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약 1조6850억원이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다시 품으면서 본격적으로 렌탈사업을 재가동하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윤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윤 회장은 1945년생으로 월급쟁이로 시작해 30대 그룹 오너에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로 불린다. 특히 방판업계에서 그가 거둔 성공은 눈부시다.

그는 1971년 한국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외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전 세계 54개국 브리태니커 영업사원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 기록을 가진 판매왕이 되는 등 영업에 재능을 보였다.

이에 윤 회장은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1980년 교재 사업과 어린이용 서적 출판 사업을 하는 헤임인터내셔널(현 웅진씽크빅)을 설립했다. 이어 1987년 웅진식품 인수, 1988년 코리아나화장품와 1989년 한국코웨이 설립 후 음료와 화장품, 정수기 등을 판매했다. 이들 회사 역시 여성 판매원을 통한 방판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그러던 중 1997년 IMF 외환 위기가 닥치면서 사람들이 고가의 정수기를 구입하지 않으려고 하자, 윤 회장은 일정 기간 동안 돈을 내고 ‘빌려 쓰는’ 정수기를 선보이면서 국내 최초의 렌탈사업을 시작했다. 이 렌탈사업이 크게 성공하면서 웅진은 ‘대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윤 회장이 방판업계 신화로 불리게 된 것도 이 때부터다.

그러나 윤 회장이 2000년대 들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부터 웅진그룹의 사세도 기울기 시작했다.

웅진은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하며 건설업에 뛰어들었고, 2008년에는 새한(웅진케미칼)을 인수해 화학소재 사업에도 손을 댔다. 2010년에는 서울저축은행을 통해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이 사업들은 기존 웅진그룹의 사업과는 성격이 너무나 달랐다. 웅진은 신사업 도전으로 30대 그룹에 이름을 올렸지만,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 되면서 대부분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며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했다.

결국 웅진그룹은 2013년부터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알짜배기 계열사들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웅진식품은 한앤컴퍼니에, 웅진케미칼은 도레이첨단소재에 각각 매각됐다. 특히 그룹 성장의 기반이 된 코웨이마저 MBK파트너스에 넘긴 것은 윤 회장으로서는 가장 뼈아픈 경험이었다. 주요 계열사를 줄줄이 매각하면서 웅진그룹은 2014년 2월 1년 4개월만에 회생 절차를 종결했다.

윤 회장은 MBK에 코웨이를 넘기면서 5년간 ‘경업금지’에 합의했는데 지난 1월 이 경업금지 조항이 해제되자 다시 렌탈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터키 정수기 사업을 위한 웅진에버스카이를 설립했고, 올해 초에는 웅진렌탈을 세우고 그룹 렌탈사업 재건에 돌입했다.

특히 윤 회장은 ‘자식’ 같은 회사였던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MBK에 코웨이 지분 인수 의사를 전달하며 재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에서 웅진그룹의 재무구조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자 올 여름에는 자금 조달을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수까지 꺼내들었다. MBK는 최근까지도 웅진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이날 극적으로 협상 타결에 성공하면서 마침내 윤 회장은 웅진을 다시 품에 안게 됐다.

윤 회장은 웅진씽크빅, 웅진렌탈과 함께 코웨이를 통해 독보적인 방판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이들 방판사업간 크로스세일링(Cross-selling)과 제휴 서비스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회장은 “웅진은 코웨이를 통해 가정에서의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 서비스와 시스템을 혁신해 무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동안 내 전공이 아닌 곳에서 헤매다가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잘 할 수 있는 일,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든 일을 통해 웅진룹의 미래의 새로운 큰 원동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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