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포인트 인하로 유동성 확대 기대하기 어려워”단계적 인하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 고빈도매매, 개인투자자 데이트레이딩 증가 주목해야
기획재정부는 상장주식 거래에 대해 증권거래세율을 인하하는 내용의 증권거래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3일 발표된 증권거래세 인하 방안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 상장주식에 대한 세율은 기존 0.15%에서 0.10%로, 코스닥 상장주식에 대한 세율은 기존 0.30%에서 0.25%로 0.05%포인트씩 낮아진다.
코넥스는 0.30%에서 0.10%로 세율이 0.2%포인트 내려가고, 한국장외주식시장(K-OTC)는 0.30%에서 0.25%로 세율이 0.05%포인트 인하된다.
이 밖에도 기재부는 비상장주식·장외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율 인하 방안을 올해 정기 세법개정안에 포함해 추진할 예정이며 이달 말부터 ‘금융 세제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 금융 세제 과세체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거래세율 0.05%포인트 인하에 대해 의미있는 진전이나 유동성 확대까지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0.05%포인트 인하는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 의미있는 폭이지만 전체적으로 시장 수급이 크게 나아지는 등의 영향을 주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 같은 경우 거래를 조금 더 활발하게 할 수 있어 거래대금 증가 등은 기대할 수 있으나 시장지수를 움직일 만한 숫자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길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0.05%포인트 증권거래세 인하가 단기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없을 것”이라며 “거래세 인하가 시장에 반영되려면 일정 부분 허들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데 단 한번의 인하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편 단기적으로는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증권거래세가 낮아지며 올해 증권거래세수가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조원 정도가 시장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라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0.05%포인트 인하는 크지 않게 느낄 수 있으나 장기간 쌓이게 되면 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단계적 인하를 거론한 만큼 증권거래세 인하가 1회성으로 끝나기 보다 향후 유사한 사이즈로 반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해 둬야한다”며 “추가적인 인하가 이뤄진다면 인하 효과는 더 뚜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래세 인하에 따른 거래행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단기간의 작은 수익기회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포착하고 거래하는 고빈도매매가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증권거래세 인하의 의의와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고빈도매매는 거래세가 없는 파생상품시장과 ETF시장에서 일반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빈도매매는 시장의 유동성과 가격 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반면 시장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고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투자자 거래행태 또한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30% 수준을 차지하는 데이트레이딩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거래세 인하에 따라 데이트레이딩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하며 투자손실이 누적될 가능성, 불공정 거래행태가 증가할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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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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