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담배회사가 본업 아닌 시행업 손대보령제약은 초고층 주복사업으로 큰수익GC녹십자도 공장부지로 분양사업 나서KT&G 펀드 호텔 쇼핑몰 등 다방면 투자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은 제조나 유통 공장을 가진 땅부자들.
이들 공장 유휴부지 매각하거나 개발하는 방식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행업에 진출한 이후 새 먹거리나 캐시카우로 부동산 투자를 활용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어서다.
보령제약그룹이 대표적이다. 제약업체이지만 헬스케어를 비롯해 부동산 분양사업을 쌍두마차로 신사업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령제약그룹은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소재 유휴부지를 주상복합으로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는 공장부지였지만 도심이 확대되면서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고 부지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토지장부가액만 수백억원대에 달해 보령제약그룹은 처분을 두고 고심해왔다.
보령제약그룹은 공장부지(3만1072㎡)를 상업용지로 변경하고,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을 추진했다. 금정역 바로 앞으로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지주사인 보령홀딩스(40%)와 보령제약(10%), 보령파트너스(40%) 등이 시행사(금정프로젝트금융투자)를 구성했다.
토지 보유자인 보령제약이 1004억원을 받고 부지를 매각했다. 시공사로는 현대건설을 선정했고 전체 계약규모는 3442억원이다.
지난해 6월 경기 군포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금정역 오피스텔은 평균 62.6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단기간 완판을 기록했다.
시공 돌입과 함께 보령제약그룹 등 시행사는 분양자들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분양매출로 인식할 전망이다. 시행사 지분을 가진 보령제약 계열사들은 시공사에 대금 지급 후에 이익을 분배받을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그룹은 보유 공장부지의 용도가 바뀌면서 시행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용인시 기흥구에 있던 신갈공장이 도시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된 게 단초가 됐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2월 사업목적에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했다. GC녹십자그룹이 갖고 있던 부동산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역세권 3만6056㎡며, 구 신갈공장 부지다.
이 회사는 포스코건설과 손잡고 이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사업을 진행하며 고수익의 분양 매출을 올렸다. GC(구 녹십자홀딩스)의 아파트 분양매출은 2015년 43억원, 2016년 482억원, 2017년 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분양매출도 1000억원 회수했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GC는 GC녹십자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회사다. 자체 상품이 없으며, 계열사로부터 받은 로열티와 임대료, 배당금 등이 주요 수입원이다. 지주회사격인 특성상 계열사를 지원하는 등 그룹 내 계열사와 관계가 중요한 부분이다. 업계에선 GS녹십자그룹이 부동산업으로 번 자금으로 미래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G도 전방위적으로 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인구 감소와 정부의 금연 확산 정책 등으로 담배 판매량이 저조하자 새로운 돌파구로 시행업을 선택한 것이다.
백복인 사장 취임 이후엔 기존 담배공장 유휴부지들 뿐만 아니라 지역과 형태를 가리지 않는 투자를 선보이는 등 적극성을 띠고 있다.
자체 자금력과 회사 신뢰도를 바탕으로 분양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실제 안동원료공장 부지나 전주공장 부지를 개발해 분양을 완료한 바 있다. 지난해 대구공장 부지에는 대구역센트럴자이 아파트 1005세대, 오피스텔 240세대, 상가 80세대를 분양했다.
뿐만 아니라 간접 투자 방식인 부동산 펀드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가 하면 복합쇼핑몰, 주차장 운영, 호텔 등 다방면에 손을 대고 있다.
작년 9월 신세계프라퍼티와 옛 수원 연초제조장 부지에 스타필드 수원점 건립에 나섰고, 신세계와 함께 한진중공업 소유의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입 참여를 검토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업의 근간은 땅인데 제약회사나 담배회사는 공장부지를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큰 돈을 벌어본 경험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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