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현대·기아차 3분기 실적, 컨센서스 하회 전망”세타2 결함비용 반영···충당금 9000억원 3분기 비용 처리1년만에 엔진 결함 비용 재발···불확실성 당분간 지속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며 단기적인 주가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오는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통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하루 먼저 실적을 발표했으나 이번 발표는 10년간의 관행을 깨고 같은날 이뤄진다.
기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존 2분기 실적 호조의 주요인이었던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3분기에도 지속됐고 무분규 임단협 타결로 생산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3분기 실적이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지난 11일 미국과 한국에서 판매된 세타(θ)2 GDi(직접분사, Gasoline Direct Injection) 엔진이 탑재된 차량 469만대를 대상으로 ‘평생 보증’을 제공하고, 미국에서 제기된 집단소송 5건에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발표 이후 3분기 실적 전망이 대폭 낮춰졌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충당금 설정에 따른 단기실적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엔진 품질 비용은 현대차가 6000억원, 기아차가 3000억원 등 모두 9000억원으로 3분기에 비용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당초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각각 1조664억원, 4924억원이었으나 9000억원의 충당금 반영을 결정하면서 3분기 실적은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신영증권은 지난 14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직전 16만50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6.06% 낮췄으며 삼성증권은 기아차의 투자의견을 기존 ‘BUY’에서 ‘HOLD’로 하향했다.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는 증권사 리포트가 쏟아지며 현대차는 14일 전일대비 3.17% 하락한 12만2000원, 기아차는 2.74% 떨어진 4만800원에 거래를 끝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합의에 전 거래일 대비 1.11% 오른 2067.40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으나 양사의 주가는 미끄럼틀을 탄 것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엔진 집단소송 전격 화해 합의로 현대차는 5건의 집단 소송이 마무리될 전망이나 12건의 집단 소송이 남아있고 이번 합의가 미 검찰조사와는 별개라는 점, 아울로 MY2015~2019 모델도 MY2011~14와 유사한 결함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과 같은 대규모 엔진 문제가 지난 3년간 연 1회 정도 발생해온 점과 발생시점, 재무적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주가 상승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이번 비용 집행으로 장기간 우려 요인으로 작용해온 엔진 리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 됐으나 다른 12건의 소송, 미국 법무부 및 도로교통안전국 조사는 완전히 종료되지 않아 당분간 우려 요인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충당금 반영으로 인해 단기적인 주가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여전히 감마엔진 및 쎄타2 GDI엔진이 탑재된 MY2015~2019 모델에 대해 엔진 결함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재무적 영향을 예상하기 어려운 미 검찰조사 불확실성도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꼽혔다.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의 세타2 엔진 소송 합의로 미국 및 한국시장을 위해 3000억원의 품질 관련 충당금이 설정됐으나 이를 제외할 시 3분기 영업이익률은 3.8%로 2분기와 동일하다”며 “단 기아차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비정기적인 리콜 비용 반영이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거는 요소로 당분간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기아차 주가가 4만원~4만5000원의 박스권 탈출을 위해서는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 수준에서 점프할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차 주가에 모멘텀을 주었던 미국시장에서 구조적인 비용증가와 내수시장에서 현대차 대비 경쟁우위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감이 당분간 주가 상승을 저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수요가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모든 주요시장의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내수시장에 대한 실적 의존도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내수시장에서 현대차를 추월하는 것이 허용될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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