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지원을 지방법원으로`...고양시, 법원행정처에 청원타 지방법원 10분의 1 비용으로 설치 가능···남북 특화법원 역할도 기대
이날 이춘표 고양시 부시장과 최종환 파주시장은 서초동 법원행정처를 방문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청원문을 전달한 후 “법원행정처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부시장은 “행정소송·파산·회생 등 지방법원에서만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이 늘어만 가고 있는 상황에서 왕복 네 시간 거리의 의정부지방법원까지 오가야 하는 시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고양·파주의 열악한 사법접근성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이는 국가 최상위법인 헌법에 보장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단순 불편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양지원이 설립된 지 16년이 지난 현재 고양‧파주는 인구가 36% 증가했고 지역총생산이 두 배로 뛸 만큼 도시 규모가 방대해졌으며 소송 건수도 함께 늘어났다.
그러나 경미한 사건의 1심 처리만 가능한 고양지원 한 곳이 아직도 150만 고양·파주의 폭발적인 소송 수요를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고양지원이 담당하고 있는 사건 수는 여타 지원의 평균 사건 수보다 3배가 많으며 지방법원이 처리하는 일부사건만을 담당함에도 상급 지방법원인 청주·울산·창원·전주·제주지방법원보다 많은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보통 지방법원 설립은 건축비·토지매입비 등으로 인해 1,200억 원 가량의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고양지방법원은 이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건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넓은 고양지원 건물이나 사법고시 폐지로 유휴공간이 되는 사법연수원을 리모델링해 지방법원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양지원 주위에는 사법정책연구원, 법원공무원교육원, 국립법원도서관 등 대법원 주요 기관이 밀집해 있어 거대한 사법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북 간 법적 분쟁을 전담할 특화법원으로서의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양은 경기북부 유일한 100만 대도시이며 파주는 남북의 관문으로, 남북교류 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새로운 형태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남북특화법원 입지로서는 가히 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법원행정처 청원은 관계기관 설득과 법령 개정을 위한 첫 단추로 고양시는 ‘범시민 서명운동’을 지난 8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서명운동 2달 만에 5만 명의 서명을 받아냈으며 서명운동이 끝나는 12월에는 국회와 대법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주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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