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손해율이 130%에 육박하고 있는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폭을 줄일 반사이익이 사라지면서 내년 보험료가 최대 20%대까지 급등할 전망이다.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공·사보험 정책협의체’ 회의를 개최해 올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시행에 따른 실손보험 반사이익 추산 결과를 논의했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30조6000억원을 투입해 미용, 성형 등을 제외한 치료 목적의 비급여를 모두 급여로 전환하는 내용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지난해 2017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에서 구축한 실손보험금 세부내역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보험금 지급 감소분을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정책 시행 이후 올해 9월까지 보험금 지급 감소 효과는 6.86%다.
이 중 지난해 1차 보험금 지급 감소 효과 산출 이후 시행된 보장성 강화 항목의 지급 감소 효과는 0.6%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연구와 올해 추산을 실시한 연구자는 “자료 표집 시점과 정책 시행 시점의 괴리가 확대됐으며 1차 반사이익 산출 이후 보장성 강화가 이뤄진 항목의 표집 건수가 실제 의료서비스 이용과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며 “예를 들어 뇌혈관 MRI 이용은 실제 의료 이용 양상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실제 이용 정도보다 과소 표집됐을 가능성 있어 급여화 효과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추산 결과를 2020년 실손보험료 조정에 반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는 협의체 위원으로 참석한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 실손보험료에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한 실손보험금 감소 효과를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반사이익 추계 방법의 한계와 개선 방안에 대한 전문가 검토, 후속 연구 등을 거쳐 내년 중 반사이익을 재산출하고 보험료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손해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실손보험의 내년 보험료는 인상률 상한선인 2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에 달한다.
다만, 보험사의 자구 노력을 유도해 인상 요인을 줄이겠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인상폭은 축소될 수 있다.
손 부위원장은 “다양한 개선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와 일부 소비자의 과도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며 “과잉진료와 도덕적 해이가 확산될 경우 손해율 상승과 그에 따른 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이 심화돼 대다수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료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비 축소와 보험금 누수 방지 등 보험사의 자구 노력을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