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이 지난해 시장 동향을 근거로 경상환자의 한방진료비 증가가 손해율 상승의 원인이라고 지목하자, 대한한의사협회는 악의적 폄훼로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최혁용 한의사협회 회장은 29일 한의사협회와 대한한방병원협회가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근 자동차보험 한방치료를 선택하는 국민들이 늘어나자 과잉진료다,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다 하는 허위·과장 공격들이 많았는데 이젠 도를 넘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한방진료비 증가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상승의 원인이라고 분석한 보험개발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시장 동향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한방진료비가 증가하면서 자동차보험 인적담보 손해액이 늘어 손해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1.4%로 전년 85.9%에 비해 5.5%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손해율이 90%를 넘어선 것은 보험개발원이 관련 통계를 집적한 1999년 이후 20년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 인적담보 손해액은 5조1761억원에서 5조9885억원 8124억원(15.7%) 늘어 손해율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대인담보 손해액은 4조7874억원에서 5조5503억원으로 7629억원(15.9%) 증가했다.
이는 교통사고 피해자 중 경상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전체 병원 진료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한방진료비가 30% 가까이 급증한데 따른 결과라는 게 보험개발원 측의 설명이다.
전체 교통사고 피해자 중 경상환자(상해 12~14급)의 비중은 2015년 93%에서 2017년 93.9%, 지난해 94.3%로 높아졌다. 한방진료비는 2018년 5509억원에서 지난해 7090억원으로 1581억원(28.2%)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의사협회는 지난해 전체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분 1조1560억원 중 한방진료비 증가분은 14%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방진료비 증가가 손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한의사협회는 지난해 인적담보 손해액 증가분 중 한방진료비 증가분을 제외한 나머지 증가분이 4배 이상을 차지함에도 이를 언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진호 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 겸 한방병원협회 부회장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범은 결코 한방치료비가 될 수 없으며 인적·물적담보, 차량 등록 증가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경상환자의 한방진료 선호 현상과 관련해서도 상해급수가 낮다고 통증이 덜하거나 치료를 요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상해등급이 치료가 필요한 지 여부를 결정지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보험사들이 교통사고 환자들의 치료를 제한하고 합의를 종용한다는 설문조가 결과를 제시하며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의 불필요한 지출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넓은 보장 범위와 경증환자의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 개인의 만족도가 결합돼 나타나는 한의치료비 증가를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부 업계의 행태는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방치료비 증가에 대한 악의적이고 허위·과장된 자료를 발표를 발표하거나 이를 갖고 선동하는 행위는 한의사들의 소신진료를 가로막고 환자들의 정당한 의료 선택권을 빼앗는 일종의 범법행위”라며 “한방치료에 대한 악의적인 폄훼나 환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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