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 1분기 순익 증가삼성생명·화재는 일회성 손실
하지만 상품 개정에 따른 절판마케팅 효과가 사라지고 주춤했던 코로나19도 재확산되고 있는 2분기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각 보험사가 발표한 개별 재무제표 기준 경영실적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5개 상장 손해보험사의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은 5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4832억원에 비해 497억원(10.3%)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영업 위축과 금리 하락에 불구하고 삼성화재를 제외한 4개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늘었다. 일부 손보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면서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했던 한화손보의 당기순이익은 101억원에서 340억원으로 239억원(236.1%)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단기적으로 차량 이동량과 병원 방문 감소하면서 손해율이 하락했고 대면영업 위축으로 사업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DB손보는 992억원에서 1376억원으로 384억원(38.7%), 현대해상은 773억원에서 897억원으로 124억원(16%)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일시적 하락과 효율적 사업비 운영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일 증가에 따른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 자동차 보상 원가 상승에 따른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전체 손해율이 1.1%포인트 높아졌다”면서도 “사업비율이 안정화되고 운용자산 증가로 투자영업이익이 늘면서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2308억원에서 1640억원으로 668억원(28.9%) 감소했다.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데에는 대형 화재사고로 인한 일반보험의 일회성 손실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화학공장 화재 등 대형 사고로 인해 일반보험에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를 제외할 경우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4개 상장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84억원으로 전년 동기 5654억원에 비해 1070억원(18.9%) 감소했다.
그러나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대규모 변액보증손실을 떠안은 삼성생명을 제외한 3개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늘었다.
동양생명은 394억원에서 636억원으로 242억원(61.6%), 미래에셋생명은 242억원에서 303억원으로 61억원(25.3%)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전략으로 보험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판매 증가와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20여년만에 영업손익 적자를 기록한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 역시 466억원에서 478억원으로 12억원(2.7%) 증가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192억원에서 788억원으로 596억원(310.7%) 당기순이익이 늘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와 운용자산이익률 개선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4552억원에서 3167억원으로 1385억원(30.4%) 감소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4473억원에서 2299억원으로 2174억원(48.6%)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이 이 같이 급감한 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대규모 변액보증손실이 발생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변액보증손익은 지난해 1분기 430억원 이익에서 올해 동기 3550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급락 여파로 변액보증손실이 확대되고 주식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으나 4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일회성 손실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의 보험사가 코로나19로 인한 고비를 넘겼지만 진짜 고비는 2분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영업 위축의 여파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2월 말 이후 보험설계사와 고객간 접촉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통상 신규 고객 발굴에 1~2개월여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부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4월부터 시작된 상품 개정을 앞두고 3월 대대적으로 벌였던 절판마케팅 효과도 2분기부터는 사라지게 된다. 보험사들은 인하된 예정이율을 반영해 상품을 개정하면서 보험료가 인상됐고, 보험료 인상 전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절판마케팅을 진행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신계약 위축 등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춤하는 듯 보였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의 실적을 좌우할 변수다.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서울 이태원의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최근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한화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현철 전무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변동성 확대와 저출산, 저금리 등으로 인해 올해도 생보사에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도 내다봤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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